국립중앙의료원에서 코로나19로 희생된 환자의 주검이 운구되고 있다. 박승화 <한겨레21> 기자 eyeshoot@hani.co.kr
정부가 화장시설의 운영시간 및 화장회차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폭증으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시설이 부족해 3일장을 치르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조처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전국의 화장장 수용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4일 전국 60개 공설 화장시설에 운영시간 및 화장회차 확대, 예비화장로 추가운영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기존 화장로 1기당 1일 평균 3.3회 가동(사망자 1000명 화장)하던 것을, 1일 평균 4.3회까지 늘려 최대 1300명의 화장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도 이날부터 한달간 자체 보유한 승화원·서울추모공원의 화장시설 가동을 늘리기로 했다. 승화원, 서울추모공원에는 각각 23기와 11기의 화장로가 있다. 평상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일 135회 가동되고, 코로나19 사망자를 위해 오후 5시부터 매일 28회 추가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추가가동 횟수를 일별 수요에 맞게 단계별로 늘려 최대 56건까지 2배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기존 매장 시신·유골을 화장하는 ‘개장 유골 화장’을 절반(매일 18→9건)으로 줄이기로 했다.
복지부는 “겨울철 계절적 요인으로 사망자가 증가한 데 더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고 화장시설 수요가 몰렸다”고 밝혔다.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229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이 신고됐다. 종전 최다였던 5일(216명)과 10일(206명) 등 3월 들어 잇따라 200명대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2월부터 화장건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1~9일 일평균 화장건수는 1027건으로 2018~2020년 3년간 3월 한달 동안의 일평균 화장건수 719건 대비 308건이나 증가했다. 그럼에도 급증하는 사망자를 감당하지 못해, 사망 3일차 화장률은 지난해 12월 82.6%에서 올해 1월 85.3%, 2월 77.9%에 이어 3월(9일 기준) 들어 47.4%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4~5일장을 치른 경우가 많았다.
복지부는 “중장기적으로는 전국적으로 부족한 화장시설 추가 확충 및 운영개선 등을 통하여 매년 증가하고 있는 사망자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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