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연합뉴스
코로나19에 감염된 요양병원 환자들에게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투여했더니,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중증 위험은 51%, 사망률은 38% 감소했다는 국내 방역당국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2월 이후 유행이 발생한 5개 요양병원에서 진행한 팍스로비드 투약 여부에 따른 중증 위험도 분석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달 2일 기준 확진자 중 입소자를 대상으로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투여군 623명과 미투여군 196명의 위중증, 사망 위험도를 조사했다. 미투여군은 증상 발현 5일이 지났거나, 병용 금기 약물을 복용중인 경우, 투약 금기 기저질환자 등이다.
투여군의 중증도를 보면 중증화율은 3.69%로 미투여군(7.14%)보다 51%, 사망률은 3.53%로 미투여군(5.61%) 대비 38%씩 감소했다. 성별·나이·예방접종력 등 사망 관련 요인을 보정한 후 중증 위험도를 비교했더니 팍스로비드를 복용하지 않으면 투여했을 때보다 중증화율은 2.04배(95% 신뢰구간: 1.02∼4.11), 사망률은 1.61배(95% 신뢰구간: 0.76∼3.44)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을 구분하지 못한 점과 기저질환 유무나 확진 당시 건강 상태까지는 보정하지 못했다. 질병청은 “특성이 유사한 요양병원 입소자만을 대상으로 사망 관련 주요 요인을 보정한 결과”라며 “예방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증상 발현 5일 안에 투여했을 때 입원·사망 비율이 88% 감소했던 임상시험 결과와 비교하면, 예방 효과가 다소 낮게 나타났다. 다만 이전 분석들은 경증에서 중등증의 고위험 비입원환자 대상 결과였다. 이번 질병청 조사는 고령에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요양병원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데다, 단순 입원이 아닌 자가 호흡이 어려운 위중증·사망 여부를 평가했기 때문에 효과가 낮게 나타날 수 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연구 대상과 결과 변수 차이에 의해 (예방 효과가) 다소 낮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상을 확대했을 때 유사하게 확인되는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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