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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국내서 ‘BA.2.12.1’ 변이 첫 확인…“유행 감소세는 한달 이상 갈 것”

등록 2022-05-03 16:23수정 2022-05-04 02:47

미국 입국 확진자서 첫 검출
‘BA.2’보다 23∼27% 증가 빨라
남아공 ‘BA.4’, ‘BA.5’ 유입은 아직
전국 위험도 15주 만에 ‘중간’
요양시설 감염도 줄어
축소 운영 중인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임시선별검사소 모습. 연합뉴스
축소 운영 중인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임시선별검사소 모습. 연합뉴스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비에이).2.12.1’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세계 각지에서 변이가 유행하고 있다며 해외 방문 자제와 입국 전후 검사 등을 당부했다. 변이 등장에도 확진자 감소세는 한 달가량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23∼27% 증가 빠른 변이 검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오미크론 BA.2.12.1 1건이 해외 유입 사례로 국내에 처음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4월16일 미국에서 입국해 17일 확진된 50대 여성이다. 방대본은 해당 확진자가 3차 접종까지 완료했으며, 접촉자 16명 가운데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이 변이가 처음 검출된 미국에선 점유율이 지난달 2일 6.9%에서 23일 28.7%로 상승했으며, 특히 뉴욕 중부와 인근 지역에선 90%에 달하고 있다. 뉴욕 보건부는 지난달 ‘BA.2.12’와 ‘BA.2.12.1’ 등 2개 변이의 검출 속도가 한때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로 알려진 ‘BA.2’보다 23∼27% 빠르다고 밝힌 뒤, 다만 이들 하위 변이로 중증도가 증가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BA.2보다 검출 속도가 빠르게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다”며 “어느 정도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일정 정도)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면역 회피’ BA.4, BA.5 변이는 유입 안 돼

국내에서 검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표본 분석을 보면, 3월20일부터 6주째 100%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되고 있다. 세부 계통을 보면 ‘BA.2.3’ 변이가 60.8%를 차지했고 ‘BA.2’ 26.1%, ‘BA.2.12’ 5.7% 순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BA.4’(15개국 발생)나 ‘BA.5’(14개국 발생) 변이는 아직 국내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남아공에선 이들 변이 비율이 3월 16%에서 4월 44%로 높아졌는데, 최근 1주간(4월18∼24일) 전주 대비 확진자가 110.8%(1만9291명), 사망자는 220.8%(154명)씩 증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남아공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채 오미크론 감염을 통해 자연스럽게 면역을 확보한 이들이 하위 변이에 다시 감염된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방대본은 해외 방문 시 백신 접종 완료, 필수 목적 외 해외 방문 자제, 입국 전후 유전자 증폭(PCR) 검사, 입국 후 7일간 대면 접촉 최소화 등을 당부했다. 해외 유입 차단을 위해 입국 전후 진단검사 체계를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신속항원검사로 대체·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조합 변이 지역 확산 증거 없어”

서로 다른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이 재조합된 ‘XE’ 변이와 ‘XM’ 변이도 각각 1건씩 추가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확인된 재조합 변이는 가장 먼저 확인된 ‘XQ’까지 총 3종류다.

아직 국내에선 재조합 변이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1월 말부터 신속항원검사가 확대 시행 중인 까닭에 변이 여부를 분석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속항원검사는 검체에 있는 바이러스에서 항원 단백질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검체를 모두 소진해, 전장 유전체 분석을 하려면 다시 검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동거인이나 직장동료 등 주변 확진자들의 검체를 추가 확보·분석했을 때도 재조합 변이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검체 확보가 가능한 사례들에 대해 변이 분석을 의뢰했을 때 해당 지역 또는 역학적으로 관련 있는 사례 중에서 추가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 사례들로 지역사회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징후나 근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 감소세, 한달 이상 계속”

4월24∼30일 주간 위험도는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중간’ 단계로 평가됐다. 전국과 수도권이 2주째 중간을 유지한 데 이어, 비수도권도 ‘높음’에서 한 단계 내려와 1월9∼15일 이후 15주 만에 처음 모두 ‘중간’으로 평가됐다. 1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3월 3주차 약 40만4000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6주간 감소해 지난주 5만8000명대까지 내려왔으며 신규 위중증 환자는 432명, 사망자는 770명으로 31.9%와 32.2%씩 감소했다. 주간 요양병원·시설 집단감염 사례도 4월 들어 34건→21건→5건으로 줄어 지난주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상원 단장은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률이 높고 최근 자연 감염률도 높은 편”이라며 “걸릴 수 있는 사람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유행 감소 경향은 앞으로 한 달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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