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를 진료할 의료진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원숭이두창 백신에는 ‘분지침’이라는 특수바늘이 쓰인다. 공동취재사진
정부가 내달부터 의료기관에 환자의 원숭이두창 빈발국 여행력 정보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추가전파는 없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유행 확산 예방을 위해 감염자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낙인을 자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내달 1일부터 원숭이두창을 예방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방문환자의 해외여행력을 의약품안전사용 서비스 시스템에 연계된 아이티에스(ITS·해외여행력 정보 제공 시스템)를 활용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환자가 방문 시 영국·스페인·독일·포르투갈·프랑스 등 원숭이두창 빈발국에 방문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해외여행력 정보 제공 체계는 코로나19와 메르스, 페스트, 에볼라, 라싸열 등 총 5개 질병에 시행됐는데, 이번에 원숭이두창이 추가됐다. 질병청은 “긴 잠복기를 가진 원숭이두창의 특성상 해외여행력 정보제공을 바탕으로 한 의료기관의 신고는 효과적인 원숭이두창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1명인데, 상태는 양호하고, 추가 전파도 없는 상태다. 전날인 28일 오전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최초 확진자는 양호한 상태이고, 증상 처방 위주로 치료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8일까지 집계한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 1명이고, 추가전파는 없다. 또한 이날까지 질병관리청이 확인한 접촉자 49명(저위험군 41명, 중위험군 8명)중 입원하거나 의심증상을 보인 사례도 없다.
방역당국은 자발적 신고·검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활총괄단장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도 일부 경험했지만, 감염병 환자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낙인은 자발적 신고가 중요한 감염병 발생 초기에 의심환자를 숨게 만들어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면서 “원숭이두창은 감염병 환자와 밀접접촉한 누구든지 감염될 위험이 있다. 사회적인 낙인은 국민 안전과 방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모든 소통에서 사회적 낙인 방지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정부는 이외에 원숭이두창 국내유입을 막기위한 출입국단계별 자발적 신고를 강화할 수 있는 조처들도 시행한다. 출국자 및 해외체류자를 대상으로 원숭이두창 관련 예방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발송한다. 국내로 입국하는 항공기 탑승 전 입력해야하는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에 유증상자 신고 안내 문구도 뜨도록 조처했다. 또 입국장에 안내 포스터를 게시하고, 유증상자를 대상으로는 안내 교육도 진행한다. 앞서 정부는 원숭이두창이 빈발하는 상위 5개국인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에서 입국하는 사람이 ‘유증상자’로 분류되는 기준도 37.5℃에서 37.3℃로 강화한 바 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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