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 이후 지속된 코로나19 환자 감소세가 15주 만에 멈추면서 1주 평균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첫 ‘거리두기 없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 변이 확산 △백신과 자연감염 면역 효과 감소 △제한적인 방역·의료 대응 방안 등 세 변수로 인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첫 방역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만59명(국내발생 9868명·해외유입 191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일주일 사이 3번째로 1만명대로 집계됐으며, 6월25일∼7월2일 주간 하루평균 확진자 수는 약 8549.1명으로 직전 주(7053.9명)보다 1500명 가까이(21%) 늘었다. 3월 셋째 주(3월13∼19일) 이후 14주 연속 감소했던 확진자 수가 15주 만에 처음 증가했다.
감염자 1명당 추가 감염자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달 28일 기준 1.0으로 나타났다. 건국대 수학과 정은옥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작성한 코로나19 수리모델링 분석 결과를 보면, 재생산지수가 1.01일 때 확진자는 2주 뒤 하루평균 7674명에서 4주 뒤 1만144명으로 예상됐다.
6월 넷째 주(6월19∼25일) 국내 주요 변이 바이러스 국내 검출률을 보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세부 계통인 ‘BA.5 바이러스’ 검출률이 일주일 사이 2.0%에서 7.5%로 상승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6월6~19일 보고된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BA.5 비중은 28%에서 43%로 크게 늘었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BA.1)보다 중증 위험이 높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확진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국 보건안보청(UKHSA) 6월24일(현지시각)치 보고서를 보면, 확진자 증가 속도는 BA.5, BA.4, BA.2(스텔스 오미크론) 순이다.
백신이나 자연감염을 통한 면역 효과는 3∼6개월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3차 예방접종 효과는 4개월 뒤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2월 말 기준 전체 인구 대비 3차 접종률은 61%였다. 7월부터는 시민 10명 중 6명 이상의 3차 접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고위험군인 60살 이상의 4차 접종률도 6월 말 35.1%로, 재유행시 고령층의 중증 및 사망 피해가 커질 수 있다. 5차 유행 확진자는 지난 1월30일부터 3월 중순 사이에 집중됐는데, 3월에 자연면역을 얻은 사람도 7월부터는 재감염될 수 있다.
정부는 이달 초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무총리 소속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에 자문을 구해 재유행 대응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의료대응 역량 강화나 백신과 치료제 등 약물적 중재 방안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과 확진자 격리 의무 외에 대부분 방역 조처가 해제돼, 비약물적 방안은 활용 폭이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경구용 치료제 확보와 변이 업데이트 백신 접종 계획 수립 등 약물적 중재 방안에 대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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