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22일 서울의 한 병원 독감 예방접종 창구 앞. 연합뉴스
가을철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은 한풀 꺾였지만 13일 하루 확진자가 여전히 5만명대로 나오는 데다, 지난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발생이 줄었던 독감 환자 수도 최근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트윈데믹 현황과 우려, 대책 등 궁금증을 방역당국과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소아청소년과)의 설명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트윈데믹이 무엇인가?
“트윈데믹(twindemic)은 쌍둥이를 뜻하는 트윈(twin)과 감염병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pandemic)을 합친 말이다. 비슷한 두 가지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말하고, 주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것을 뜻한다.”
—독감은 얼마나 유행하고 있나? 코로나19는?
“질병관리청 발표를 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 사이(2022년 36주차)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4.7명이다. 지난 5년간 같은 시기 중 가장 많다.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외래환자 1000명당 2018년 4.0명, 2019년 3.4명, 2020년 1.7명, 2021년 1.0명의 독감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최근 2년간 적었던 독감 환자가 많이 증가했다. 코로나19도 여전히 하루 수만명의 확진자가 나온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 0시 집계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만7309명으로, 화요일 기준 9주 만에 가장 적지만 추석 이후 증가 가능성이 있다. 독감은 통상 11월 이후 겨울철에 크게 유행하는데, 방역당국은 이 시기가 앞당겨져 가을철 트윈데믹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독감이 이렇게 유행하는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지난 2년간 독감 환자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부분 해제된 데다, 그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아 사람들의 면역력도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독감이 최근 유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윈데믹을 우려하는 이유는?
“독감과 코로나19는 발열·호흡기 질환 등 증상이 유사하다. 독감을 코로나19로, 코로나19를 독감으로 처방 및 치료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정확한 진단 검사가 중요하다. 또한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앓을 가능성은 낮지만, 동시에 걸릴 경우 코로나19에만 감염된 이 보다 사망률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두 유행이 동시에 진행되면 의료체계 부담도 커진다.”
―독감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은 동시에 해도 되나?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동시에 해도 된다. 두 접종을 동시에 했을 때 이상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실제 국내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동시 접종한 5만1983명 가운데 이상 반응 신고율은 0.22%(115건)에 불과했다. 지난달 27일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상반응 신고율은 0.37%였다.”
―코로나19와 독감을 구분해 진단할 검사법이 있나?
“식품의약안전처는 2020년 말 이후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증폭검사(PCR) 시약 몇 가지를 승인했다. 방역당국 차원에서 활용하지 않을 뿐,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독감·코로나19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른 호흡기 질환 유행에 대한 우려는 없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도 지난해보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환자가 올해 36주차 기준 156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한 명도 없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가 감염되면 모세기관지염·폐렴을 일으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바이러스 감염 증가는 소아응급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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