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부터 바뀌는 담뱃갑 경고그림과 사진. 사진 보건복지부 제공
만 40살 미만 젊은 흡연자 10명 가운데 7.7명은 독하고 매캐한 냄새를 감추고 향을 첨가한 ‘가향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질병관리청이 낸 ‘가향 담배 사용현황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연세대 김희진 교수)를 보면, 조사 대상인 만13~39살 1만30명 가운데 현재 흡연자는 5243명이며 그중 77.2%(4045명)가 가향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2016년 같은 연구진 조사 결과, 당시 젊은 흡연자 4360명 가운데 64.8%(2827명)가 가향 담배를 사용했다. 젊은층에서 가향 담배 선호가 더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연령별 가향 담배 사용률을 보면, 만13~18살 흡연자 그룹(85%)이 가장 높았다.
모든 담배제품을 경험한 6374명에게 ‘첫 흡연 시도 때 가향 담배 영향’을 물었더니, 67.6%인 4310명이 ‘영향을 주었다’라고 답했다. 반면, 영향이 없었다는 답변은 32.4%에 그쳤다. 가향 담배를 선택한 이유로는 ‘향이 마음에 들어서’(45.4%)가 가장 많았고 ‘향이 냄새를 없애서’(21.8%) ‘향이 신체적 불편함을 없애서’(17.6%), ‘제품명과 포장이 흥미를 끌어서’(9.9%) 순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선 가향 물질이 담배 사용을 조장·지속시킨다고 보고 한국을 포함한 182개국에 맛 향상 성분 사용 금지 및 제한 규제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가향 담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되레 늘었다. 2016년 조사에선 비흡연자·비가향 담배 흡연자·가향 담배 흡연자 등 그룹별 ‘가향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 답변 비율이 90%를 넘었다. 이번 조사에선 비흡연자 89.1%, 비가향 담배 흡연자 77.6%, 가향 담배 흡연자 79.7%가 가향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만13∼18살의 청소년이 가향 담배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쉽게 흡연 시도를 하는 데 이용하고 있어 관련 정책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