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질병청장, ‘주식거래 자료 못 내놔’…야당, 고발 논의

백 청장, 바이오·제약사 주식 뒤늦게 팔아 논란
국감때 자료 요구에 질병청 “청장 개인자료라 미보유”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장 취임 이후에도 바이오·제약사 주식을 갖고 있다 뒤늦게 팔아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던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국회가 요구한 전체 주식 거래 내용 공개를 끝내 거부했다. 야당은 자료 미제출에 따른 고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28일 질병청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백 청장의 ‘최근 10년간 주식 거래 내역’ 요구에 대해 질병청은 “질병청장 개인 주식 거래 내역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들께서 공직자에게 기대하는 바에 대해 알게 돼 앞으로 공직윤리법에 따라 엄격히 관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질병청이 이날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는 지난 5월18일 청장 취임 직후 질병청과의 계약 등으로 업무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30주)과 재산 공개 이후 논란이 불거진 신테카바이오(3332주)·바디텍메드(166주)·알테오젠(42주)·SK바이오팜(25주) 등 이미 알려진 내용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9월 말 인사혁신처로부터 직무 관련성 통보를 받은 배우자 소유 엑세스바이오(60주)와 SK(20주) 주식 매각 시점 등도 재차 제출했다.

직무 관련성 심사를 받겠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관련 주식 매각으로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심사를 회피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질병청은 공직윤리업무편람에 따라 매각하더라도 심사는 계속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백지신탁위원회 심사 결정문 통보를 받으면서 매각한 주식이 심사에서 제외됐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백 청장이 2011년 예방접종전문위원회부터 코로나19까지 감염병 자문활동을 하며 얻은 정보로 주식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에 질병청은 회의 내용이 코로나19 위기 관리와 해외 제약사 백신 안전성 평가 등이었다는 점을 들어 “위원회 참여로 보유 주식 관련 정보를 취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종합감사 당시, 백 청장이 28일 오후 6시까지 요구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백 청장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에 따른 법률에 따라 고발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고발 여부를 논의 중”이라며 “상임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