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준중증·중등증병상 모니터에서 병동에 있는 환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영향으로 위중증 환자가 400명을 훌쩍 넘자, 정부가 5월부터 줄여왔던 중증·준중증·중등증 병상 330개를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이미 의료 현장에선 신규 중환자를 치료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7천28명 늘어 누적 2693만7516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 5만2788명보다 5760명 줄었으나, 이는 주말 진단 검사 건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입원 치료 중인 위중증 환자는 481명으로 전날(478명)보다 3명 늘었다. 주간 하루 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11월13∼19일 약 399명에서 20∼26일 약 460명으로 15%가량 증가했다. 신규 사망자는 39명 늘었는데, 35명이 고위험군인 60살 이상이었다.
확진자 증가에 따라 위중증·사망자도 늘면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올 겨울 수리 예측 최대치인 하루 평균 20만명 환자 발생에 대비해, 28일부터 총 330개의 병상을 단계적으로 재가동하기로 했다. 중증·준중증 병상은 상급종합병원과 대형 종합병원 중심으로, 중등증 병상은 고령·와상 환자 치료를 위한 전담요양병원을 통해 각각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4일 오후 5시 기준, 정부는 중환자 병상 1581개 등 총 5981개 전담병상을 확보한 상태다.
의료 현장에선 중환자 증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오미크론 유행 절정 대비 절반 정도로 코로나19 중환자와 환자가 늘고 있다”며
“준중증·중환자 병상이 이미 2주 전부터 꽉 차서 환자를 더는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위중증·사망자 급증에 더해, 의료 자원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집중되면서 일반 중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통상 수준을 넘어 발생하는
‘초과 사망’ 증가도 우려된다. 김영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호흡기내과)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필수의료 중환자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코로나 위중증 환자가 300명이 넘어가면 초과사망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존 중환자실의 많은 부분이 다인실 구조로,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구역 단위로 확보하면서 일반 중환자 병상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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