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철 코로나19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회 사회경제분과 위원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경제지표 구축 및 활용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방역정책이 소비지출·고용·의료접근성 변화 등 국내 사회경제에 미친 단기적 영향을 볼 수 있는 지표가 처음으로 나왔다. 그동안 주로 위중증환자 및 사망자 수, 병상가동률, 백신 접종률 같은 의료 지표를 중심으로 방역대책을 수립했으나 감염병 위기는 사회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볼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28일 방역정책 자문기구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자문위)는 감염병 위기가 우리 사회경제에 미친 영향을 짧은 시간 안에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가 담긴 ‘단기 모니터링사회경제지표 예비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 삶의 변화를 볼 수 있고 측정 주기가 짧으며 자료 접근성이 높은 3개 영역(경제·사회·수용성 및 위험인식)에 걸쳐 10개 지표 △소비지출 영향 △일자리 영향 △소상공인 영향 △위기가구 △사회고립 △의료접근성 △교육환경 △인구동향 △인구이동 △위험인식 등을 선정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자문위)가 28일 발표한 사회경제지표 가운데 일자리 상세지표인 남녀 실업급여수급자수 추이. 자문위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 분석 결과 코로나19 유행 이후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받은 노동자가 증가했는데 특히 여성들에게 미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0~2022년 월별 실업급여 수급자 수를 보면 여성 수급자 증가 폭이 남성 수급자에 견줘 컸다. 이에 대해 홍석철 자문위 사회경제분과 위원은 “비대면 수업이 확산돼 학생 수업과 생활관리가 대부분 가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상당히 줄어든 것 아닌가 판단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고립 정도를 볼 수 있는 우울증 환자 내원일수(병원 방문 또는 입원 일수)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21년 3월부터 눈에 띄게 늘었으며 특히 여성 환자의 내원일수 증가 폭이 컸다.
자문위는 “단기 예비조사 결과 감염병 위기와 방역정책으로 단기 사회·경제지표가 유의하게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아동 발달과 정서적 영향, 계층간 교육 격차, 돌봄 단절과 거리두기 이후 노인 삶의 질 등 다양한 영역별 중장기 영향과 이에 대한 평가·모니터링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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