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새로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전년보다 1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료이용이 감소하면서 검진 건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암은 조기 치료 효과가 높은 질병이고, 유행이 안정화되고 있는만큼 미뤘던 암 검진을 빨리 받아보라고 권했다.
28일 보건복지부(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와 ‘2014~2018년 지역별 암 발생 통계'를 발표했다. 지역별 암 발생 통계는 2016년(2009∼2013년 조사) 이후 이번이 두 번째 발표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7년 이후 해마다 늘던 신규 암 환자 수는 2020년 24만7952명으로 2019년 25만7170명에 견줘 9218명(3.6%) 줄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보건당국은 그 원인으로 코로나19 유행을 꼽았다. 서홍관 국림암센터 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건강보험가입자의 암 검진 수검률이 2019년 55.8%에서 2020년 49.6%로 6.2%포인트 줄어들었다”며 “코로나로 암 검진을 안 받은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받지 않으면 암이 진행된 이후에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을 꼭 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숙 복지부 질병정책과장도 “암은 조기 치료 효과가 높은 질병인데 조기에 검진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할 환자들이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칠까 우려된다”며 암 검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1999∼2020년 국가암발생 현황. 보건복지부(복지부) 제공
암 종류별로 보면 갑상선암(2만9180명)이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폐암(2만8949명)-대장암(2만7877명)-위암(2만6662명)-유방암(2만4923명)-전립선암(1만6815명)-간암(1만5152명)순으로 집계됐다. 2019년과 견줘 대장암이 4위에서 3위로, 위암은 3위에서 4위로 순위가 바뀌었고 나머지는 동일하다. 서 원장은 “갑상선암은 과다진단 논란으로 국가검진에서도 빠져있는데 민간검진까지 국가에서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민들에게 무증상일 경우 갑상선암 검진은 불필요하다는 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암 순위가 내려간 것에 대해서는 “위암 검진은 위 내시경, 대장암은 대변 검사로 진행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위 내시경 검사가 많이 줄었기 때문으로 가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 환자의 생존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5년(2016∼2020년)간 일반인과 비교해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1.5%로 직전(2015∼2019년) 생존율 70.7%와 견줘 0.8%포인트 증가했다. 또 2020년 전체 암 유병자 228만명 가운데 진단 뒤 5년을 넘겨 생존한 환자는 137만명(60.1%)으로 1년 전과 견줘 약 10만명 증가했다.
2009∼2013년 대비 2014∼2018년 모든 암 및 암종별 시군구 간 격차 변화. 복지부 제공
한편, ‘2014~2018년 지역별 암 발생 통계'를 보면 대부분 주요 암의 지역 간 발생률 격차가 줄어든 가운데 여성 유방암만 34.8명에서 35명으로 되레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발생률은 서울과 경기, 시군구별로 서울 강남구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서울 송파구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김한숙 과장은 “유방암은 국가암검진 외에도 민간검진 등 사회경제적으로 검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분들이 진단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