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이 정점을 찍고 한풀 꺾인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BN.1’이 국내 감염을 이끄는 새로운 우세종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BN.1 감염 사례가 늘었지만, 확진자 감소세를 반전시킬 만한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국내 오미크론 변이 자료를 보면, 1월 넷째주(22∼28일) 국내 감염 사례 표본 가운데 BN.1 검출률은 50.4%로 나타났다. 국내 감염 기준으로 검출률이 50%를 넘으면 우세종으로 판단한다. 기존 우세종이었던 BA.5은 같은 기간 국내 감염 검출률이 18.3%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국내 겨울철 유행은 정점을 지나 확진자가 감소하는 추세여서 BN.1 검출률 증가가 유행을 반전시킬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또 BN.1 감염이 확진자 중증·치명률을 증가시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1월 넷째주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2만1146명으로, 전주 2만9798명보다 29%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463명)와 사망자(25명) 수도 일주일 전보다 3.3%와 35.8% 감소했다. 1월 넷째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2주 연속 전국·수도권·비수도권 모두 ‘낮음’이었다. 다만, 코로나에 두 번 이상 재감염된 경우는 늘었다. 1월 셋째주(15∼21일) 주간 확진자 가운데 재감염 추정사례는 22.81%로, 전주 21.48% 대비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감염이나 예방접종으로 얻은 면역 효과가 감소해 재감염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소와 상관없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는 시점은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내려가거나 법정감염병 등급이 현재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될 때 실내마스크 의무 추가 해제를 논의하겠다는 게 방역당국 입장이다. 이날 임숙영 단장은 “실내마스크 2단계 조정 시기는 구체적으로 단정해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 안 해도 되는 때는 5월 정도”라고 예측했다.
지난 1월 30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임 단장은 “코로나19가 다른 호흡기 감염병보다 사망률이 높고 신종 변이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