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토론회 파행 10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주최 ‘황우석 사태 교수 토론회’에서 강원도 화천군에서 온 농민이라고 신분을 밝힌 황 교수 지지자(왼쪽)가 단상에 올라 논문 조작을 ‘사기’로 규정한 홍상태(오른쪽) 상지대 교수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수의대생들 기자회견 열어…‘황’ 지지자 2명 자해 소동
서울대 수의과대학이 ‘황우석 사건’으로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10일 오후 3시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선 전국수의과대학 총학생회장 9명과 수의대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서울대 징계위원회의 결정과 판단은 정확한 학문적 검증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징계위의 결정이 국내 수의대의 연구기반이 말살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전국 10개 수의대생 2482명의 서명용지를 정운찬 서울대 총장에게 전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교수들과 석·박사 연구진이 다수 징계 검토 대상에 포함된데다 외부사회의 싸늘한 시선까지 받고 있는 서울대 수의대 학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잘 보여줬다. 류판동 서울대 수의대 부학장은 “외부 강사들을 긴급 투입해 이번 학기 학부 교수진을 겨우 메웠다”며 “2명의 수의대 대학원생이 황우석 교수가 이끌던 수의산과학 연구실 지원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고 연구실의 상황을 설명했다. 수의산과학 연구실 이병천 교수도 “인간 줄기세포 복제연구는 현재로서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30명 가량의 연구원 모두가 동물 복제쪽으로만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우석 교수 지지자 30여명이 이날 오후 1시45분께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정운찬 총장이 탄 차량이 다가오자 여성 2명이 차 아래로 들어가는 자해 소동을 벌였다. 이로 인해 정 총장의 차량이 행정관 앞에서 20분 가량 옴짝달싹 못했다. 또 이들은 오후 4시께 취재기자들과도 몸싸움을 벌여 카메라기자 등 〈문화방송〉 직원 2명이 얼굴과 다리 등을 다쳤다. 오후 2시부터 서울대 법대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에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주최로 열린 황 교수 사건 관련 토론회에서는 3명의 황 교수 지지자들이 단상에 올라가 마이크를 뺏고 욕설을 하는 사태가 벌어져 20분 가량 토론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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