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바이러스. CDC/신시아 S. 골드스미스
방역당국이 ‘엠(M)두창’(MPOX·옛 원숭이두창)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엠두창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 244일 만이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위기평가회의에서 엠폭스(엠두창)의 종합 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했다”며 “국내외 발생상황 및 국내 방역 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외 신종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해외 신종감염병 발생 및 유행)·주의(국내 유입)·경계(국내 제한적 전파)·심각(전국 확산) 등 4단계로 나뉜다. 그중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 조정되면, 방대본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역방역대책반에서 담당하던 엠두창 대응은 질병관리청 대책반이 맡게 된다.
위기 경보 수준을 낮춘 배경에 대해 방대본은 △국내 마지막 환자 발생 이후 90일째 추가 감염자가 없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동남아시아 및 서태평양의 발생이 적어 해당 지역의 위험 수준을 ‘낮음’으로 평가 △해외로부터 유입된다 하더라도 신속한 전파 차단을 위한 대응태세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엠두창 환자는 지난해 6월 22일 처음 발생한 뒤, 11월 22일 네 번째 환자를 마지막으로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5일 세계보건기구는 엠두창과 관련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유지한다고 밝다. 이 선언은 세계보건기구가 내리는 최대 수준의 경보로 이를 근거로 국제적인 백신 공유에 필요한 자금 지원 등 각국의 공동 대응이 가능해진다. 세계보건기구는 엠두창과 관련해 지난해 7월 23일 처음 위기상황을 선포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앞으로도 엠폭스 환자의 조기발견과 치료, 질병 차단을 위해 만전을 다하겠다”면서 “발생 국가를 방문하거나 여행할 때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21일 이내에 증상이 발생할 경우 1339로 상담해달라”고 당부했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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