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지하철 서울역 개찰구에 표시된 현행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안내문. 연합뉴스
정부가 대중교통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조기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제 여부와 시점은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1단계 시행 이후 1개월 정도 방역상황을 살펴보고, 그간 제기된 민원사항 등을 고려해 대중교통 의무 해제를 전문가와 검토했다”며 “다음 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15일) 논의를 거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월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했으나 대중교통과 의료기관·약국, 감염취약시설 등은 착용 의무를 유지했다. 이들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은 2단계 조정 때 전면 해제한다는 방침이었다. 2단계 조정 시점은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 이하로,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됐을 때로 예고됐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4월께 착용 의무가 해제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국민 불편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시점을 앞당기려 하고 있다. 지난 7일 국가 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자문위)는 정부 요청을 받아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검토했는데 “자율로 전환해도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자문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겨울 재유행도 거의 끝났고, 개학한 뒤에도 유행 규모 확산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출퇴근 시간이 아니면 대중교통 안 인구 밀집도가 그리 높지 않고, 의무가 해제돼도 마스크를 쓰겠다는 국민이 많아 자율에 맡겨도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교통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것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한꺼번에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것도 괜찮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3월은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자문위의 이견이 갈림에 따라 의료기관·약국이나 감염취약시설은 4월 말 이후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제 여부를 논의할 예정으로, 정부도 비슷한 시기에 위기평가회의를 소집하고 위기 경보 단계를 낮추는 것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확잔자는 하루 평균 1만 명 안팎을 맴돌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만890명이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약 1만248명으로, 지난달 25일 이후 12일 만에 1만명을 넘었다.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43명, 사망자는 20명이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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