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의 한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전화 걸어 비대면 진료를 하는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 허용된 최근 3년 동안 3661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자 5명 중 4명은 이런 방식의 진료에 만족한다고 평가했으나, 디지털 기기 활용이 어려운 계층의 진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2월24일∼올해 1월31일까지 전국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이 청구된 비대면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2만5697개 병·의원에서 1379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3661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고 12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가 2925만건, 코로나19 이외 질환에 대한 진료가 736만건이었다. 비대면 진료는 환자가 의료기관 방문 없이 화상통화·웨어러블(착용·부착) 기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진료·처방을 받는 방식이다. 정부는 2020년 2월부터 의료기관 등에서의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한해 전국 의료기관에서 의사 판단에 따라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바 있다.
이 기간 코로나19 이외 진료 중에서는 재진이 81.5%, 초진이 18.5%를 차지했다. 의약품 등이 처방된 진료는 69.8%, 단순 의료상담은 30.2%였다. 나잇대는 60대(17.3%)·50대(17.2%)·40대(12.3%)·70대(11.4%)·80살 이상(10.5%) 순으로 많이 이용했다. 만 60살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39.2%다.
질환을 보면, 고혈압(15.8%)·급성기관지염(7.5%)·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당뇨(4.9%) 등의 진료 빈도가 잦았다. 고혈압·당뇨 등의 만성질환자가 의료기관에 방문하지 않고도 정기적으로 약을 처방받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자들은 대체로 비대면 진료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화상담 처방·진료를 받은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8%는 ‘만족한다’, 3.8%는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응답자들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53.5%), ‘진료 대기시간이 단축된다’(25.4%) 등을 이유로 꼽았다. 반면 불만족 이유로는 ‘전화상담으로 받을 수 있는 진단·치료가 제한적이다’, ‘병원 방문에 비해 편리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등의 응답이 많았다.
복지부는 “온라인 정보 검색이 가능한지 등 디지털 헬스 (이용) 역량 수준에 따라 만족도와 향후 활용 의향에 차이가 있었다”며 “정보 소외계층의 비대면 진료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평가했다.
복지부는 연내 의료법 등을 개정해 재진료 환자와 산간·섬 지역 등 오지 환자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상시 허용할 방침이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