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행 징후, 집에서 버리는 생활하수로 감시한다

질병관리청, 전국 64곳 하수처리장 주 1회 감시

하수처리장 유입수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질병관리청 제공

방역당국이 전국의 가정에서 버려지는 생활하수를 분석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유행 징후를 파악하기로 했다.

5일 질병관리청은 이달부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전국 17개 시·도 64개 하수처리장의 하수를 채취해 코로나·인플루엔자(독감)·노로바이러스 등 감염병 바이러스양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방자치단체별 시범사업을 통해 감염병 환자가 늘어날 경우 하수에서의 바이러스 검출량도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분석 결과를 보면 (감염병) 환자가 증가하기 직전 하수에서도 바이러스 검출량이 증가하고 환자가 감소할 때는 바이러스도 줄어, 바이러스 농도와 환자 증감 사이에 상당한 상관관계를 확인했다”며 “좀 더 데이터가 쌓이면 환자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WHO)도 하수 분석을 통한 (감염병) 감시 기술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미국 등에서도 이미 시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오는 7월 코로나의 법정 감염병 등급이 현행 2급에서 4급으로 내려갈 경우, 모든 의료기관이 환자 발생을 신고하는 전수검사 체계도 일부 의료기관만 참여하는 표본검사로 전환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 표본감시 체계가 놓칠지 모르는 유행 징후 파악을 하수 분석 자료로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 확진자는 다소 늘어나는 추세지만 방역당국은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26일∼4월 1일 일주일 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1만104명으로 전주 9990명보다 1.1% 늘었다. 같은 기간, 확진자 표본검사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의 하위 변이인 XBB.1.5 검출 비율도 11.6%에서 16.3%로 4.7%포인트 증가했다. 이상원 단장은 “XBB 변이는 면역 회피 능력이 (기존 유행 바이러스에 견줘) 상대적으로 높아 환자가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백신 접종과 코로나 감염을 통해 누적된 면역력이 상당해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