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보건의 날을 앞둔 8일 서울 송파구 잠신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구강검진 및 올바른 칫솔질 교육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 12살 아동 가운데 절반 이상은 평생 사용해야 하는 영구치에 충치가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점심 뒤 이를 닦는 아동 비율은 15.2%로 2018년 33.3%에 견줘 18.1%포인트나 급감했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2022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치 건강 파악을 위해 만 5살(8344명), 영구치 건강을 보기 위해 만 12살(1만8671명) 등 전국 아동 2만7015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구강보건법에 따라 2000년부터 3년마다 하는 조사로, 애초 2021년 실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미뤄져 지난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를 보면, 12살 아동 가운데 영구치 충치를 경험한 비율(영구치우식 경험자율, 충치가 있거나 치료 완료, 뽑은 경우를 모두 포함)은 58.4%였다. 2018년 조사 결과보다 2.0%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아동 1명당 충치가 발생한 영구치 수는 평균 1.94개였다. 12살 아동 가운데 현재 영구치에 충치가 있는 비율(영구치우식 유병자율)은 6.9%였다.
특히 집안 경제 사정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동의 경우 영구치에 충치가 발생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12살 아동 대상 설문조사에서 가정 경제상태(상·중·하)를 스스로 평가해 써넣도록 했는데, 가정 형편을 ‘하’라고 답한 아동 가운데 영구치에 충치가 있는 아동 비율은 12.4%로 ‘상’ 집단의 5.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가정 경제상태를 ‘하’라고 생각하는 아동 가운데 최근 1년간 치과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아동은 52.4%로 ‘상’ 집단(65.2%)에 견줘 12.8%포인트 낮았다. 최근 1년간 치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느꼈으나 실제 진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비율도 가정 경제상태 ‘하’ 집단(29.3%)이 ‘상’ 집단(15.3%)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번 조사에선 코로나19 유행이 구강건강 관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 뒤 이를 닦는 12살 아동 비율은 2006년 16.9%에서 2018년 33.3%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이번 조사에서 15.2%로 뚝 떨어졌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학교에서 칫솔질을 하기 어려웠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1년간 치과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아동 비율도 61.0%로 2018년 대비 10%포인트 감소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구강건강 수준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치과 진료, 칫솔질 실천 등 구강건강 관리 행태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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