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으로도 쓰이는 고혈압 치료제 ‘현대미녹시딜정’(미녹시딜정) 용기에 치매 치료제인 ‘타미린서방정’(타미린정)이 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제조사인 현대약품이 제품을 회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현대약품 설명을 2일 종합하면, 현대약품은 미녹시딜정 30정 제품 가운데 제조일이 올해 5월15일이고 사용 기한이 2026년 5월14일까지인 제품을 자진 회수 중이다. 현대약품은 회수 대상 제품이 1만9991병 생산됐다고 밝혔다. 미녹시딜정은 고혈압 치료제지만 발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프 라벨(허가 용도 외 의사 판단에 따라 처방) 탈모 치료제로도 흔히 사용된다.
현대약품은 “현재 확인된 사례는 한 병이고,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에 회수돼 이를 복용한 소비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신고는 한 약사가 약을 판매하기 전 약 용기와 내용물이 다른 것을 발견하고 이뤄졌다.
미녹시딜정과 타미린정은 같은 라인에서 생산돼 한 약의 생산 공정을 마치면 설비를 청소한 뒤 다른 약을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이 이뤄진다. 현대약품은 이 과정에서 타미린정 공정에 있던 약 한 병이 미녹시딜정 공정에 섞여 들어가 미녹시딜정 라벨이 붙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약품은 타미린정이 들어간 미녹시딜정이 추가로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날 생산된 제품 전체를 자진 회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제품이 잘못 들어간 경위와 복용한 소비자가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식약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보상이 필요한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법적 절차에 맞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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