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0명 중 6명은 은퇴 뒤 다시 일을 하게 될 경우, 의사인력이 부족한 취약지에서 더 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의사를 활용하면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지 않아도 공공의료 강화가 가능하다고 답한 의사도 절반이 넘었다.
대한의사협회는 ‘은퇴 뒤 진로 선택은?’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14일부터 26일까지 회원 20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의사들은 몇살에 현역 은퇴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80.9%가 65살 이후(65∼69살 35.2%, 75살 이상 23.6%, 70∼74살 22.1%)라고 답했다. 이어 60∼64살(13.8%), 60살 미만(5.3%) 순이었다. ‘은퇴 뒤 진료를 계속하고 싶다’고 한 의사는 78.8%였으며, 63.1%는 ‘은퇴 뒤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보다 의사를 더 늘리지 않아도 은퇴 의사를 통해 의사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은퇴 의사를 활용하면 의대 신설 등 의사 증원 없이 1차 의료나 공공의료 강화가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57.9%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불가능하다는 답은 17.8%였다. 은퇴 의사들이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면 지역 필수의료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답한 의사는 49.3%였다.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반응은 25.1%로 절반 수준이었다.
다만 은퇴 뒤 다시 일을 하게 된다면 희망 근무지로는 수도권을 꼽는 의사들이 많았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이라고 답한 비율이 36.7%로 가장 높았고, 영남권(26.8%), 강원권(10.8%), 호남권(9.7%), 충청권(9.2%), 제주(6.8%) 순이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