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모기 영상에서 모기 종을 분류하는 모습. 질병관리청 제공
채집한 모기의 종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동으로 분류하는 장비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매개모기를 파악하고 방제에 활용하기 위해 충남대 등과 함께 ‘인공지능 기반 자동 모기 분류 감시장비’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장비는 이산화탄소로 모기를 유인해 채집한 뒤 영상으로 촬영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로 모기의 종을 분류한다. 분류한 값은 질병청 서버에 전송돼 모기 종의 채집 지역·지점별, 월별 발생 현황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기존에는 채집한 모기가 어떤 종인지 파악하기 위해 사람이 육안이나 현미경으로 보고 구분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모기를 포집기로 채집하고 수거한 뒤 종을 분류하기까지 여러 날 걸렸다. 질병청은 “기존에는 모기 발생 감시정보를 즉각적으로 방제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모기 발생 감시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장비를 개발했다. 이런 장비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영상에서 모기의 생김새를 통해 종을 분류한다. 말라리아균을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는 다른 모기 종보다 크기가 큰 편이고 날개 부분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다.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는 크기가 작은 편인데 주둥이 중앙에 넓은 흰색 띠가 있고, 뎅기열 등의 매개모기인 흰줄숲모기는 검은 몸체에 흰색 줄무늬가 있다. 이희일 질병청 매개체분석과장은 “인공지능이 영상에서 모기의 생김새 특징을 파악해 종을 판단한다. 장비를 개발할 때 다양한 모기의 생김새 특징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국내 주요 감염병 매개모기인 얼룩날개모기, 작은빨간집모기, 빨간집모기, 흰줄숲모기, 금빛숲모기에 대해 94.7%의 분류 정확도를 보인다. 질병청은 앞으로 모기 데이터가 추가로 학습되면 정확도가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질병청은 다음달부터 일부 지자체와 함께 장비를 시범 운영하고, 추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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