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의사인력 수급 실태 발표 및 의대 정원 확대 촉구 기자회견'를 열었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연 3058명인 현재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최소 1000명 이상 늘리고, 의료 취약지에 공공의대를 신설하자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인력 수급 실태 발표 및 의대 정원 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부족으로 환자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지역 의료공백과 과목 간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증원 규모와 방식을 발표하지 않았다”며 “조속히 이를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보건경제학·의료관리학) 교수는 한국의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 수는 2.3명(한의사 제외 땐 2.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오이시디) 회원국 평균(3.5명)의 65.7%(한의사 제외 57.1%) 수준이라고 밝혔다. 오이시디 회원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인당 의료이용량을 반영하면, 한국의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 수는 오이시디 평균 26.3%~28.6% 수준에 머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오이시디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2019년 기준 한국의 활동의사 수는 오이시디 회원국 평균에 견줘 7만4773명 부족하다고 계산했다. 2019년 기준 국내 총인구(5184만명)에 오이시디 1000명당 활동 의사 수인 3.48명을 대입하면 적정 활동의사 수는 18만401명이다. 그러나 2019년 국내 활동 의사 수는 10만5628명에 그친다. 또 의사 공급량과 의료이용량 증가세를 반영하면 의사 인력은 2030년 1만 9천명, 2040년 3만 9천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실련은 “당장 지역·과목 간 의사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연 3058명 의대 입학 정원을) 최소 1000명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늘린 정원 일부를 국가가 직접 의사를 양성해 지역 의료에 복무하도록 하는 공공의대(연 600)에 배정하자고 제안했다. 국공립대에 의대가 없는 의료취약지에 100~150명 규모로 최소 4개 정도의 공공의대를 짓자는 의견이다. 기존 국립대 의대 정원도 100명 수준으로 늘리고 국군·경찰·소방병원 담당 특수목적 의대를 신설해 200명가량씩 정원을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사립대 의대에 대해선 특정 진료과목 전공 의사를 양성하는 조건을 달아 정원을 늘려주자고 제안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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