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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한국 최초 유엔기구 수장…의료봉사 한평생

등록 2006-05-22 19:14수정 2006-05-23 00:39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지난해 11월24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제네바/AP 연합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지난해 11월24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제네바/AP 연합
숨진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22일 오전(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숨진 이종욱(61)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003년 1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산하 전문기구의 수장에 뽑혀 유명해졌다.

이 총장은 1983년 세계보건기구 남태평양지역 피지에서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한센병 자문관으로 일하면서 이 기구와 인연을 맺었다. 그 뒤 이 총장은 91년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질병예방관리국장을 거쳐 94년부터 본부 백신국장 및 결핵국장을 지냈다. 백신국장으로 일하던 95년에는 세계 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소아마비 유병률을 떨어뜨리는 성과를 올려 미국의 한 과학잡지로부터 ‘백신의 황제’라는 칭송을 듣기도 했다. 결핵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북한에 6만명분의 결핵약을 공급하는 등 19개 나라를 대상으로 결핵퇴치사업을 추진했다. 2000년 들어 에이즈, 말라리아와 함께 가난이 일으키는 3대 질병으로 결핵이 널리 알려진 데는 이 총장의 활동이 중요한 몫을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앞에 22일 이종욱 사무총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기가 걸려 있다. 제네바/AFP 연합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앞에 22일 이종욱 사무총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기가 걸려 있다. 제네바/AFP 연합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중국 등지에서 유행했던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환자들이 발생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 차단에 노력했다.

북한의 보건환경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 생전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지난 3월에는 200억원 상당의 북한 영유아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 활동과 더불어 평생을 의료봉사활동에 힘썼다. 76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총장은 대학 시절 경기도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를 위해 봉사 진료를 시작했다. 일본인 부인 가부라키 레이코도 가톨릭 신자로 봉사활동을 하러 한국에 왔다가 고인과 인연을 맺었다.

한편, 22일 이 총장의 주검이 안치된 제네바 칸토날병원에서는 부인과 누나 이종원(70)씨, 동생 이종오(58·명지대 교수)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아들 충호(29·미국 코넬대 박사과정)씨 등 유족이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었다. 이종원씨는 이날 오후 기자와 만나 “아직 할 일이 많은 사람인데 애통하기 그지없다”며 “이 총장은 21일 자정께 뇌사상태에 빠지고 의사들이 22일 오전 7시43분을 공식 사망 시각으로 알렸지만 아직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숨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쪽은 의사들로 구성된 협의회에서 이 총장의 상태를 최종 점검한 뒤 호흡기를 제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 케네스 버나드 사무총장 자문관은 “장례절차는 최종적으로 유족들이 결정할 것이고, 필요하면 우리도 충분히 지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 동창회는 세계보건기구 한국대표부 쪽과 협의해 동창회 차원에서 장례 절차와 별도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구내 함춘회관 1층 사랑방에 분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제네바/이창곤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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