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지난해 1만255명 조사
여성 우울증 비율 높고, 노년층은 2배
여성 우울증 비율 높고, 노년층은 2배
45~59살의 장년층 가운데 22%가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 고령자패널팀이 지난해 7∼12월 전국의 45살 이상 남녀 1만2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59살 장년층 남녀 가운데 21.6%가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민일보>가 29일치로 보도했다. 우울증을 겪는 비율은 여성이 24.7%로 남성(17.9%)보다 높았다. 노년층인 60살 이상은 우울증을 겪는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아져 여성 47.4%, 남성 32.0%에 이르렀다.
장년층 남자 11.2%는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었고, 8.9%는 알코올 중독 상태였다. 장년층 여자 11.6%는 치매 의심 또는 치매 전단계인 인지기능 저하 증상을 보였다. 만성질환의 경우 남녀를 합쳐 16.0%가 고혈압, 7.0%가 당뇨병, 7.5%가 관절염·류머티즘을 앓고 있었다. 그러나 장년층 가운데 주 1회 이상 규칙적 운동을 하는 사람은 43.3%,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무료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44.2%에 그치는 등 절반 이상이 건강관리를 소홀히 했다.
6·25 전쟁 뒤 베이비붐 세대가 다수 포함된 45~59살 장년층 인구는 900여만명으로 65살 이상 인구(430여만명)의 2배가 넘는다. 이번 조사는 이들이 노년층에 편입되면 국민연금·의료비 부담 등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은 2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들 장·노년층의 현재 일이나 은퇴에 대한 만족도는 선진국의 장·노년층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의 50살 이상 장·노년층 가운데 현재의 일에 만족하는 사람은 58.2%였으나, 2004년 미국과 유럽연합 10개국의 50살 이상의 평균 만족도는 각각 89.9%, 93.1%였다.
은퇴 뒤의 생활에 만족하는 사람도 한국의 50살 이상은 55.8%에 그쳤으나, 미국의 같은 연령층은 90.6%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은퇴 전후를 비교해 은퇴 뒤가 나쁘다는 한국의 장·노년층은 55.8%로, 은퇴 뒤가 좋다는 사람(8.1%)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 미국은 은퇴 뒤가 나쁘다는 사람이 18.5%에 그쳤고, 45.8%는 은퇴 뒤가 좋다고 답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 연구원은 “한국은 은퇴 이후 사회보장이 열악해, 장·노년층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려는 욕구가 강하면서도 일자리나 은퇴 뒤 생활에 대한 불만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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