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출산후 1시간 내·하루 12번 두돌까진 엄마 젖 먹이세요

등록 2005-03-29 15:57수정 2005-03-29 15:57

아가에게 엄마 젖을 먹이자.

엄마 젖은 적어도 돌까지는 먹여야 하고 돌이 지나도 계속 먹여도 좋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는 적어도 두 돌까지는 젖먹이기를 권장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젖을 먹여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부쩍 늘고는 있지만, 열 명 가운데 일곱 이상이 젖을 먹이는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아가에게는 엄마 젖이 최고의 음식이다. 과학이 발달해 엄마 젖과 비슷한 분유가 나왔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엄마 젖의 수많은 신비로운 성분과 기능이 다 밝혀지지도 않았다. 분유가 이를 따라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를 보면 엄마 젖에는 디에이치에이(DHA)나 아라키돈산 같이 두뇌 발달에 꼭 필요한 성분이 적절히 들어 있다. 또 엄마 젖에는 질병을 막아 주는 면역글로불린과 면역세포들도 충분히 들어 있다. 분유를 먹인다면 감기, 모세기관지염,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중이염, 뇌막염, 요로 감염 같은 감염질환에 더 잘 걸릴 수 있다.

엄마 젖은 아가에게 먹게 만든 음식이므로 알레르기 발생도 거의 없다. 송아지가 먹는 우유로 만든 분유를 먹여 키우면 아무래도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에 더 잘 걸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분유를 먹이면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뿐 아니라 백혈병의 발생이 더 높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젖을 먹이면 엄마 몸에서 좋은 것이 다 빠져나간다는 말도 큰 오해다. 젖을 먹이면 아가만 좋은 것이 아니고 엄마도 좋다. 젖 대신 분유를 먹인다면 출산 뒤 자궁 수축이 잘 되지 않아 산후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엄마 젖을 먹이지 않으면 유방암, 난소암, 골다공증이 더 잘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젖을 먹이지 않으면 임신 때 젖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저장해둔 지방이 갈 곳을 잃고 배, 허리에 끈질기게 맴돌게 된다. 출산한 엄마의 웰빙은 엄마 젖 먹이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엄마 젖먹이기는 아이가 병에 적게 걸리니 의료비도 절약되고 분유를 사는 만만치 않은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큰 이득이 된다.

하지만 젖이 좋은지 다 알면서도 못 먹이는 부모도 많다. 예전에는 누구나 젖먹이는 모습을 보고 자랐으므로 아기를 낳으면 젖먹이는 법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었지만, 신세대 부모들은 출산 전부터 엄마 젖 먹이기에 대한 산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출산 전에 모유 수유를 계획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젖만을 먹이는 것은 쉽지 않다. 젖 먹이기에 성공하려면 태어나자마자 늦어도 1시간 이내에 젖을 먹여야 하고, 젖만을 먹여야 한다. 출산 뒤 바로 시작해 산후조리 할 때도 24시간 내내 엄마와 아가가 같은 방에서 같이 지내면서 아가가 먹고 싶어 할 때마다 충분히 젖을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젖을 짜서 우유병에 넣어 먹이는 것이 유행인데 이렇게 하면 젖양이 점점 줄어 젖 먹이기가 힘들어진다. 게다가 우유병 빠는 것이 엄마 젖 먹는 것과 달라 나중에는 아가가 엄마 젖을 거부할 수 있다. 젖이 잘 나오게 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엄마 젖을 하루 8~12번 정도 먹이고 한번 먹일 때 충분히 먹여 젖을 잘 비우는 것이다.

엄마 젖으로 키운 똑똑하고 튼튼한 아이는 국가 경쟁력을 높여준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엄마 젖 먹이기에서 시작된다.

정유미 소아과 전문의 55452@hitel.net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