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학원가 관리 사각지대 “안걸리기만 빌 뿐”

등록 2009-08-26 13:07

신종인플루엔자 확진환자 수가 3000명을 넘기며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5일 오후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강남의 한 의료원에 마련된 신종플루 예진실을 찾은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의료진으로부터 체온을 재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신종인플루엔자 확진환자 수가 3000명을 넘기며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5일 오후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강남의 한 의료원에 마련된 신종플루 예진실을 찾은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의료진으로부터 체온을 재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외국체류 학생 등 예방조처 전혀 못해
학원쪽 “증상있는 학생 알아서 안나오길”
‘학생 노리는’ 신종플루

“수능이 코앞인데, 어떻게 학원을 안 가요? 학교는 휴교를 했지만, 학원은 평소처럼 다녀요. 걱정은 되지만 당장은 공부 흐름이 끊기는 게 더 문제죠. 신종 플루에 걸리지 않기를 비는 수밖에 없죠.”

고3인 이아무개(18)군이 다니는 서울 ㅈ고는 지난 17일 개학을 했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감염자가 4명 생기는 바람에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휴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군은 휴교 기간에도 학원엔 다니고 있다. 이군은 “예전에는 손을 잘 안 씻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학원에서도 서너번씩 손을 씻는다”며 “그나마 수학 단과반만 다니기 때문에 학원이 끝나면 부리나케 집으로 간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의 신종 플루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학원들이 신종 플루 관리의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집단생활을 하지만, 교육당국의 대책이 제대로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9일 전북 전주시에서는 신종 플루 감염자가 생겨 휴교 중인 ㅈ여고의 학생이 다니던 ㄷ학원에서 학생·강사 등 5명이 감염돼 학원이 26일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이 학원은 수강생이 수백명에 이르는 대형 입시학원이어서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14일에는 서울 강남교육청 관내 학원 2곳에서 신종 플루 확진환자가 생겨 해당 학원들이 일주일 동안 문을 닫았다.

학원에서 신종 플루 감염자가 잇따라 나오자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7일 시·도교육청과 전국학원연합회에 공문을 보내, 학원에서 감염 의심 학생이 나올 경우 신속하게 교육청과 보건소에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환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교육당국이 손을 쓸 수 없다는 점에서 ‘사후 약방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는 방학 중 외국 체류 경험이 있는 학생에 대해 일주일 이상 등교를 늦추도록 지시할 수 있지만, 학원에도 비슷한 조처를 내릴 권한은 없다”며 “환자가 발생하면 휴원 조처를 하지만, 발생 전에 할 수 있는 예방적 조처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학원들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상태다. 서울 양천구 목동 ㄷ학원의 관계자는 “학교도 아니고 학원에 오겠다는 학생을 막기 어려운 것 아니냐”라며 “(신종 플루) 증상이 있는 경우 알아서 학원에 안 나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학부모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중3 딸을 둔 강혜경(서울 노원구·43)씨는 “학원은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어서 어떤 학생이 신종 플루 감염자가 발생한 학교 학생인지 파악할 길이 없다”며 “학원을 보내자니 찜찜하고, 안 보내자니 공부가 뒤처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 “학교가 휴교돼 수업을 받지 못하면 보충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이 학원가로 몰릴 게 뻔하다”며 “교육당국이 책임의식을 갖고 학원가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대비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유선희 정유경, 전주/박임근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