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플루 감염 사망자 현황
신종플루 감염 사망자 7명 살펴보니
노인 만성질환자 많아
증상뒤 48시간 이내
타미플루 투약이 관건
노인 만성질환자 많아
증상뒤 48시간 이내
타미플루 투약이 관건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감염으로 숨진 7명 가운데 6명이 신종 플루 고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나, 고위험군에 속한 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건당국은 고위험군은 되도록 모임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찾지 말고 외국 여행도 삼가야 하며, 기침·가래·고열 등 호흡기계 질환의 증상이 보이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14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3일 오후 신종 플루 감염으로 국내에서 7번째로 숨진 78살 남성은 심한 알코올 중독과 간경변.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위중한 상태에서 신종 플루 감염이 사망을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6번째 사망자도 67살 남성으로 만성 간질환 환자였다. 간경변을 포함한 만성 간질환은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대표적 질병이다.
5번째와 2번째 사망자는 각각 73살과 63살 여성으로 둘 다 고혈압을 오랫동안 앓았다. 합병증이 없는 단순 고혈압은 고위험군에 속하지는 않지만, 이들은 이미 고령인데다가 고혈압 병치레를 오래 해 드러나지 않는 합병증의 가능성이 높다. 3번째와 4번째 사망자는 각각 천식과 만성신부전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또 사망자들은 대부분 초기 치료가 늦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증상이 나타나고 5~10일이 지난 뒤에야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됐다. 특히 2번째 사망자는 기침, 발열 등 호흡기계 질환 증상이 나타난 뒤 나흘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았으며, 증상 시작 뒤 11일 만에 항바이러스제가 쓰였다. 미국 여행을 다녀온 5번째 사망자는 귀국 뒤 증상이 생긴 다음날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긴 했지만, 귀국할 때부터 가래 등이 있었음에 비추어 미국 여행 중에도 신종 플루 증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에 머물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이 사망자도 초기 치료가 늦었던 것 같다.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이 나타난 뒤 48시간 안에 투여했을 때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사망자 7명 가운데 6명이 각종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고 나이도 많아 전형적인 고위험군에 속했다”며 “고위험군은 기침·고열·가래 등 호흡기계 질환의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초기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은 특히 철저한 손씻기 등으로 위생을 잘 챙기고, 평소 앓고 있는 질환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외출 자제와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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