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주사도 긴 줄 65살 이상 노인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1동 주민센터에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기 위해 200m 이상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신종플루 확산] 전문가에게 들어본 대처법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평소 아무런 질병도 없었던 사람이 신종 플루로 잇따라 숨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가족이 신종 플루에 걸렸을 경우 집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현황을 보더라도 이번 신종 플루는 평소 겨울에 유행하는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보다 독성이 약하다”며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신종 플루에 대한 궁금증과 대처 방법을 문답 형식으로 알아봤다.
계절독감보다 독성 약해…불안해말고 차분히 대처를
만성질환 없으면 99.9% 치료…항바이러스제 비축 충분
감기증상땐 일반병원·급성 고열땐 거점병원 찾아야 문: 가족 가운데 신종 플루에 걸린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감염이 의심돼 처방을 받았다면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는 집 안에서 격리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다른 가족과는 다른 방을 쓰고, 수건이나 식기 등도 따로 써야 한다. 또 집 안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재채기나 기침이 나면 수건이나 휴지 등으로 가리고 해야 한다. 수건이나 휴지는 다른 가족 손에 닿지 않도록 세탁하거나 버려야 한다. 환자의 가족들이 학교나 직장을 나가지 않을 이유는 없다. 초기에 감염자가 매우 적었을 때는 감염자의 가족도 일정 기간 격리해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었지만, 이제는 감염자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가족들의 사회생활을 제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문: 최근 미국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 그만큼 신종 플루의 위험성이 심각한 것 아닌가? 답: 지난 24일 미국에서 신종 플루와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내린 조처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책과 다를 것이 거의 없다. 미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미국의 의료 상황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나온 행정 편의적인 대책에 가깝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는 현재 임시진료소 등을 만들어 신종 플루 환자 또는 의심자를 진료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이런 시설에서 진료를 하거나 신종 플루 환자라고 해서 다른 곳으로 이송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당장 필요한 행정 조처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신종 플루의 독성은 얼마나 심각하다고 볼 수 있나? 답: 현재까지 국내의 신종 플루 감염 관련 사망률은 대략 0.03~0.05% 정도로 추정된다. 확진 판정을 받지 않고 치료를 받은 사람들까지 합치면 이 비율은 더 내려간다. 이 수치는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의 사망률인 0.2%보다 낮은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2000~4000명 정도가 인플루엔자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신종 플루의 독성은 초기의 우려처럼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신종’이라는 말에 겁을 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이번 신종 플루에 감염되지 않은 노인들 가운데 일부가 이미 이 바이러스에 대해 항체를 가지고 있어 ‘신종’이라는 말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뿐 아니라 건강한 20대와 40대도 숨지지 않았나? 답: 평소 심각한 만성질환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신종 플루에 걸렸다 해도 여전히 99.9% 이상이 깨끗이 낫는다. 또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 가운데 숨진 사람도 평소에 스스로 알지 못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나 몸의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정확하게 인플루엔자의 독성을 파악하려면 전체 감염자를 파악한 뒤 이들 가운데 몇 명이 사망했거나 합병증을 겪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망자 수만 보면 불안하게 보일 수 있지만 외국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아무런 치료 없이 회복하는 경우가 절대다수다. 문: 예방접종을 받기 전에는 항바이러스제로 버텨야 하는데 이 약이 충분하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있나? 답: 지난 27일 정부 부처 공동담화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부는 1100만명분의 항바이러스제를 항상 비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날 기준 91만명분이 치료 거점병원과 약국에 배포돼 있고, 추가로 200만명분을 더 공급했다. 지난주 하루 평균 1만5700명분의 항바이러스제가 쓰이고 있는데, 앞으로 처방량이 더 늘어난다고 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견해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는 제약사도 약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이를 구입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문: 예방백신이 최대 3200만명(전국민의 65% 수준)분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당장 접종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답: 최근에야 백신을 본격 생산하기 때문에 앞으로 순차적으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의 생산 규모를 보면 미국처럼 양이 부족하지도 않다. 최소 44%에서 최대 65%의 국민이 맞을 수 있는 양이다. 전문가들은 인구의 30% 정도만 예방접종을 받으면 합리적인 규모라고 보고 있다. 문: 최근 감기 환자가 많은데 감기와 신종 플루를 구별할 수 있나? 답: 인플루엔자도 감기의 일종이다. 다만 열, 근육통, 기침 등 증상이 좀 심해서 ‘독감’으로 부르는 것이다.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가까운 동네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증상에 따른 처방을 받으면 된다. 이제는 확진 검사도 필요 없이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구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됐다고 해도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면 보통 3~4일, 길게는 5~6일이면 대부분 좋아진다. 하지만 호흡곤란이 나타나 점차 심해지거나, 열이 떨어졌다가 다시 급격히 오르거나 가슴 통증, 구역질 또는 구토가 나타나거나, 피를 토하는 것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치료 거점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오명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
만성질환 없으면 99.9% 치료…항바이러스제 비축 충분
감기증상땐 일반병원·급성 고열땐 거점병원 찾아야 문: 가족 가운데 신종 플루에 걸린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감염이 의심돼 처방을 받았다면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는 집 안에서 격리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다른 가족과는 다른 방을 쓰고, 수건이나 식기 등도 따로 써야 한다. 또 집 안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재채기나 기침이 나면 수건이나 휴지 등으로 가리고 해야 한다. 수건이나 휴지는 다른 가족 손에 닿지 않도록 세탁하거나 버려야 한다. 환자의 가족들이 학교나 직장을 나가지 않을 이유는 없다. 초기에 감염자가 매우 적었을 때는 감염자의 가족도 일정 기간 격리해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었지만, 이제는 감염자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가족들의 사회생활을 제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문: 최근 미국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 그만큼 신종 플루의 위험성이 심각한 것 아닌가? 답: 지난 24일 미국에서 신종 플루와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내린 조처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책과 다를 것이 거의 없다. 미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미국의 의료 상황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나온 행정 편의적인 대책에 가깝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는 현재 임시진료소 등을 만들어 신종 플루 환자 또는 의심자를 진료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이런 시설에서 진료를 하거나 신종 플루 환자라고 해서 다른 곳으로 이송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당장 필요한 행정 조처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신종 플루의 독성은 얼마나 심각하다고 볼 수 있나? 답: 현재까지 국내의 신종 플루 감염 관련 사망률은 대략 0.03~0.05% 정도로 추정된다. 확진 판정을 받지 않고 치료를 받은 사람들까지 합치면 이 비율은 더 내려간다. 이 수치는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의 사망률인 0.2%보다 낮은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2000~4000명 정도가 인플루엔자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신종 플루의 독성은 초기의 우려처럼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신종’이라는 말에 겁을 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이번 신종 플루에 감염되지 않은 노인들 가운데 일부가 이미 이 바이러스에 대해 항체를 가지고 있어 ‘신종’이라는 말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뿐 아니라 건강한 20대와 40대도 숨지지 않았나? 답: 평소 심각한 만성질환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신종 플루에 걸렸다 해도 여전히 99.9% 이상이 깨끗이 낫는다. 또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 가운데 숨진 사람도 평소에 스스로 알지 못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나 몸의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정확하게 인플루엔자의 독성을 파악하려면 전체 감염자를 파악한 뒤 이들 가운데 몇 명이 사망했거나 합병증을 겪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망자 수만 보면 불안하게 보일 수 있지만 외국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아무런 치료 없이 회복하는 경우가 절대다수다. 문: 예방접종을 받기 전에는 항바이러스제로 버텨야 하는데 이 약이 충분하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있나? 답: 지난 27일 정부 부처 공동담화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부는 1100만명분의 항바이러스제를 항상 비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날 기준 91만명분이 치료 거점병원과 약국에 배포돼 있고, 추가로 200만명분을 더 공급했다. 지난주 하루 평균 1만5700명분의 항바이러스제가 쓰이고 있는데, 앞으로 처방량이 더 늘어난다고 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견해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는 제약사도 약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이를 구입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문: 예방백신이 최대 3200만명(전국민의 65% 수준)분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당장 접종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답: 최근에야 백신을 본격 생산하기 때문에 앞으로 순차적으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의 생산 규모를 보면 미국처럼 양이 부족하지도 않다. 최소 44%에서 최대 65%의 국민이 맞을 수 있는 양이다. 전문가들은 인구의 30% 정도만 예방접종을 받으면 합리적인 규모라고 보고 있다. 문: 최근 감기 환자가 많은데 감기와 신종 플루를 구별할 수 있나? 답: 인플루엔자도 감기의 일종이다. 다만 열, 근육통, 기침 등 증상이 좀 심해서 ‘독감’으로 부르는 것이다.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가까운 동네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증상에 따른 처방을 받으면 된다. 이제는 확진 검사도 필요 없이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구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됐다고 해도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면 보통 3~4일, 길게는 5~6일이면 대부분 좋아진다. 하지만 호흡곤란이 나타나 점차 심해지거나, 열이 떨어졌다가 다시 급격히 오르거나 가슴 통증, 구역질 또는 구토가 나타나거나, 피를 토하는 것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치료 거점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오명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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