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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옥시토신 호르몬 신뢰감 높인다

등록 2005-06-02 10:36수정 2005-06-02 10:36

뇌하수체 후엽 호르몬으로 자궁수축, 젖분비촉진 기능을 갖고 있는 옥시토신이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강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와 미국 과학자들이 1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옥시토신 호르몬을 투여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호르몬 투여자의 경우도 컴퓨터 등 사람이 아닌 것에 대한 신뢰도는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은 스위스 취리히대학의 남학생 17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옥시토신 합성물과 옥시토신으로 위장한 위약을 코에 분사한 뒤 이들의행동을 비교했다.

이들에게 각각 32센트짜리 투자티켓을 준 뒤 "3배로 튀겨주겠다"고 투자를 권유하는 업자를 투입하는 `투자게임'을 실시한 결과 옥시토신 투여 그룹이 위약 투여그룹보다 17% 더 많이 투자했다.

그러나 양 그룹 모두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게임에서는 투자금액에 차이가 없었다.

학계에서는 이 호르몬이 범죄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은 영화 배트맨의 무대인 고담시에 악당이 이 호르몬을 뿌린 뒤 전 재산을 빼앗아가는 일도 가능해진 것 아니냐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취리히대학의 언스트 페르 교수도 "현재 그같은 남용 사례는 없지만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동시에 자폐증이나 집단공포증과 같은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덴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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