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 폐암은 약발도 안 먹힌다”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고 간접 흡연에 오랜 기간 시달린 사람이 폐암에 걸리면 최근 나온 항암제의 효과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암센터 김주항·조병철 교수팀은 2006년 6월~2008년 12월 담배를 피우지 않았지만 폐암에 걸린 환자 179명에 대해 간접 흡연력, 폐암 관련 유전자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분석한 결과, 이런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비흡연자 폐암 환자에서 간접 흡연력이 상피세포성장인자(폐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이 분야의 국제적인 논문집인 <종양학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간접 흡연력을 어렸을 때 또는 성인이 됐을 때 겪었는지, 가정에서 또는 직장에서 겪었는지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시기와 장소에 관계 없이 간접흡연에 시달릴수록 새로운 항암제에 반응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최근 나온 항암제에 반응을 잘 해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간접흡연에 45년 이상 노출돼 폐암이 생긴 이들에게 나타난 유전자 변이는 38.5%로, 비흡연자이면서 간접흡연에도 시달리지 않은 사람의 61.4%에 견줘 크게 낮았다. 연구팀은 “간접흡연이 폐암의 발병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폐암이 생긴 환자에게서 새로 나온 항암제의 치료 효과마저 떨어뜨린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간접흡연에 시달리지 않도록 관련 법이나 정책을 개정해 좀 더 강력한 금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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