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아닌 지방조직으로 백혈병 치료

카이스트 연구팀, 혈액줄기세포 추출 성공

국내 연구진이 동물 지방조직에서 백혈병 치료용 혈액줄기세포를 분리해내는 데 성공해 난치병 치료와 연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고규영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4일 지방조직에 들어 있는 비지방세포를 골수가 파괴된 쥐의 혈관에 주입한 결과, 이 세포에서 16주일 이상 혈액줄기세포가 새로 생겨나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백혈병 등 혈액계 난치병 치료를 위한 혈액줄기세포는 주로 성체의 골수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져 환자의 골수에서 직접 추출해왔으나, 과정이 고통스러운데다 양이 적어 치료와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고 교수는 지방조직과 골수가 줄기세포의 성장과 재생산에 유리한 저산소 환경에 있고, 여러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등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는 점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미국 혈액학회에서 매주 발간하는 학회지 <블러드> 4일치의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특히 미 혈액학회는 2~3개월에 한 번씩 언론에 보도를 권유하는 우수한 연구 성과로 연구팀의 논문을 소개해 <유피아이>(UPI) 통신 등이 보도했다.

고 교수는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으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