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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블로그] A형간염을 대하는 복지부의 자세

등록 2010-03-04 11:55

오늘 국회도서관에서 A형간염 대유행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국회 공청회가 있었다. 기사와 참석해던 분들에게 대략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A형간염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며 사망률도 0.4%로 신종플루보다 훨씬 위험하다. 작년에도 내 주변에서만 3명이 사망하는 것을 보았다. 최근의 조사자료를 보면 20~30대의 성인에게 80% 이상에서 A형간염항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20대는 고작 4% 만 항체를 가지고 있어 A형간염에대한 면역력이 있을 뿐이다.

다행히 40대 이상에서는 대부분 항체를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A형간염에 감염되었을 경우 증상이 심각하며 사망률이 증가된다는 큰 문제이다.

최근에는 40대 이상의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형간염의 예방접종은 성인의 경우 6달 간격으로 2회, 각 1회당 6만원 가량이므로 총 12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그리고, A형 간염의 항체(면역력)가 있는지 없는지 검사하는 비용은 보험혜택이 안되어도 6000원 가량의 비용이면 된다.

자, 위의 근거들을 종합하여보면 A형간염의 유행으로 부터 국민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상식적인 답이 나온다.

첫째, 20대 미만에서 예방접종을 적극 시행한다. 둘째, 나이에 상관없이 A형간염항체검사를 적극 실시(직장 및 학교건강검진의 항목에 추가 등)하여 필요없는 예방접종을 줄이고, 항체(면역력)이 없는 사람에게 적극 예방접종을 유도한다.

그런데,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의 대답은 무엇일까?

첫째, 영유아 접종을 위해 83억 예산상정을 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올해는 예산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둘째, 항체검사는 이후 다른 검사도 보험 급여 요구가 있을까봐, 국민건강보험법상 예방목적의 검사는 급여가 어렵다....

굳이 정부의 다른 사업의 예산비를 열거하고 싶지도 않다. 몇명 죽지도 않은 신종플루에 들인 비용보다, 확실하게 많이 죽어온 A형간염에 들이는 예산을 턱없이 적게 상정하는 자들에게 무엇을 바랄지도 의문이지만, 예산을 올린 부처 또한 걸려봐야 별 문제없는 영유아접종을 우선 신청하는 해괴한 발상 또한 한심하다.

어려서 걸리면 거의 아무 증세도 없지만 20대 이상에서 점차 나이가 들수록 걸리면 죽을 고생 또는 정말 죽는 A형 간염에 대한 상식도 없는 사람들이 정책결정과 예산신청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

자,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한국의 사회주의적 의료보험에서는 예방접종의 필요를 알아보기 위한 항체검사는 불법-과잉진료라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그냥 예방접종을 나이를 불문하고 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발병연령이 40~50대에서 꾸준히 증가되는 현실을 상기해보자.-

음... 이해가 되시나? 보험혜택이 안되도 6천원이면 되는 검사를 하면 불법이기 때문에 12만원짜리 예방접종을 해야한다는 것이...

오늘도 난 A형간염 예방접종을 맞고 싶다고 오는 30~40대 환자들을 설득하여 동네 의원에 가서 정부 몰래 항체검사를 받으라고 돌려 보내고 있다(내가 한다고 하면, 당장 내일 조사를 나와 내 진료실을 수색하는 것이 우리나라 심평원과 복지부이니 이렇게라도 환자를 돌려보는 수 밖에).

아무리 내 돈 12만원은 아니지만... 이런 공무원 사회주의 의료의 노예로 살고 싶지는 않다. -내과의사가 만나는 의료와 사회(im.docblog.kr), 출처 포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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