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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간병 시범사업’ 환자에 전액 부담

등록 2010-03-21 20:56

간병서비스 시범사업 하루 이용금액
간병서비스 시범사업 하루 이용금액
복지부, 4~12월까지…4인실 중증환자 5만5천원
빈곤층 50% 지원받아도 매달 83만원 ‘그림의 떡’




보건복지부가 오는 4월 시작하는 간병서비스 시범사업을 두고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싼 서비스 비용을 환자가 모두 부담하도록 설계돼 있어, ‘간병비 부담의 사회적 해결’이라는 목적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1일 “오는 26일까지 간병서비스 시범사업 참여 병원을 신청받을 예정”이라며 “12개 기관을 선정해 4~12월까지 8개월 동안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에서 간병비용을 환자가 100% 부담하도록 하고, 의료급여 대상자와 건강보험 지원 대상자(월 건강보험료 4만3600원 이하) 등 저소득층에 한해 간병비의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자료를 보면, 4인 병실의 경우 비용이 경증 환자는 하루에 4만3650원, 중증 환자는 5만5250원으로 정했다. 현재 간병비용의 시장 가격이 24시간 기준으로 6만원가량인 만큼, 시범사업의 기준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

이런 비용 부담에 대해 안기종 백혈병환우회 대표는 “일반간병의 경우 환자 1명에 간병인 1명이 6만원이지만, 시범사업은 4인실의 경우 환자 4명이 각각 5만5000원을 내고 간병인 1명한테서 도움을 받는 구조여서, 가격 면에서 더 비싸다”며 “누가 이용하려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특히 “중증 의료급여 환자가 한 달 동안 간병서비스를 이용하면 50%를 보조받더라도 83만원을 내야 하는데, 가난한 사람은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와 똑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1일 3교대 근무를 하는 시범사업 간병인과 24시간 일하는 일반 간병인은 서비스의 질 등을 단순 비교할 수 없어 비용이 비싸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제대로 된 간병서비스 모델이 개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병원에서 질 좋은 간병서비스가 가능하려면 적정한 간호인력이 확보되는 것은 물론, 간병인들의 노동조건도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복지부는 시범사업 참여 병원의 기준조차 제대로 정하지 않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20~30명이 넘는 병원도 참여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은 “이런 병원에서 시범사업을 하면 간호사가 해야 할 업무를 간병인에게 떠맡기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지부는 ‘간병인 직접고용과 1일 3교대 근무’를 기준으로 세웠지만 ‘불가피한 경우 파견간병인을 고용할 수 있다’는 등의 예외조항을 두고 있어 간병인의 노동조건도 불투명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보호자 없는 병원 실현을 위한 연석회의’는 “정부가 내용 수정 없이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시행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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