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일주일간 중단
수술 수가 10% 인하에 반발
수술 수가 10% 인하에 반발
대한안과의사회가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반발해 다음달 1일부터 일주일 동안 백내장 수술을 전면 거부하기로 결의해 논란이 예상된다. 포괄수가제는 각 질병에 대해 수술비를 비롯한 입원진료비를 미리 정해 놓는 제도로, 백내장 등 7개 수술에 적용된다.
안과의사회는 9일 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소속 의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괄수가제 결사 저지’ 결의대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참석자 90%의 찬성으로 이같이 결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안과의사회 회원은 모두 18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백내장 수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과의사들의 집단행동 결의는 7월부터 포괄수가제를 모든 병·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 실시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실력 행사’로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포괄수가제는 현재 원하는 병·의원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오는 7월부터는 모든 병·의원에, 내년 7월부터는 종합병원으로까지 적용이 확대된다. 현재 의원은 전체의 83.5%, 병원은 40.5%가 참여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 거부에 나선 이유에 대해, 안과의사회는 포괄수가제로 인해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재료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데, 모든 수술에 일정한 가격을 적용하는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면 의료의 질이 떨어질 게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포괄수가제가 확대 시행되면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을 빼앗을 수 있다고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안과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포괄수가제 실시로 백내장 수술 수가가 10%가량 인하될 예정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는 7개 질병 가운데 수가 인하 폭이 가장 큰 것이 백내장 수술이다. 더욱이 백내장 수술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받는 수술이어서, 그만큼 수입 감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0년 주요수술통계’를 보면, 2010년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은 29만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2006년에 견줘 8만명 넘게 증가한 수치다. 백내장 수술을 받으려는 이들 가운데는 노인이 많은데, 병·의원이 수술을 중단할 경우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복지부 쪽은 “백내장 수술 수가는 낮아졌지만, 대신 안저검사 등 빈도가 높은 검사의 수가는 올렸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안과의 수입이 실제로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은 “의사들과 협의가 안 된 강제 시행에 대해 거부하는 선언적 의미를 담아 수술 중단 방안을 채택한 것”이라며 “당장은 환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지만, 국민들에게 문제점을 알려 설득할 계획이며, 시급한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은 대학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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