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연세대 위당관에서 열린 ‘자폐아동과 발달장애아를 위한 응용행동분석 워크숍’에서 미국 자폐 치료·훈련 전문기관인 ‘자폐 파트너십’의 토비 마운트조이 총괄책임자가 강연을 하고 있다.
미 자폐치료기관 초청 워크숍
‘응용행동분석’ 치료법 소개해
관심형·분노형 등 자폐증 다양
이상행동 땐 최소한의 관심만
보상치료법으로 일상생활 가능
‘응용행동분석’ 치료법 소개해
관심형·분노형 등 자폐증 다양
이상행동 땐 최소한의 관심만
보상치료법으로 일상생활 가능
“전세계적으로 자폐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죠. 그런데 자폐라는 진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폐아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도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냐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가장 우수한 치료법이 응용행동분석입니다.”
26~27일 서울 연세대 위당관, 외솔관에서 열린‘자폐아동과 발달장애아를 위한 응용행동분석 워크숍’에서 ‘자폐 파트너십’(Autism Partnership)의 홍콩지부 총괄책임자(associate director)인 토비 마운트조이(38)가 이렇게 말했다. ‘자폐 파트너쉽’은 미국·캐나다·홍콩 등지에서 자폐 치료와 훈련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이다. 이 워크숍은 연세대 심리학과 두뇌한국(BK)21 사업단과 국내에서 응용행동분석을 바탕으로 발달 장애아들을 치료하고 있는 서울시 어린이병원, 금천 아이존, 자폐아를 둔 부모들의 모임 `호프‘(HopeP 등이 공동 주관했다.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또 `자폐 파트너십’과 제휴를 맺고 앞으로 체계적인 환자 치료 프로그램과 치료사 양성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상호협조할 계획이다. 자폐아와 발달장애아를 둔 부모, 발달장애 치료사 및 관련 전문가 등 250여명은 이날 워크숍에 참석해 강연을 듣고 질문을 쏟아내는 등 분위기가 뜨거웠다.
응용행동분석(ABA)은 심리학적 접근 방법의 하나로 사람들이 왜 저러한 행동을 할까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경미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에이비에이는 원래 자폐아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난 30여년간의 연구를 통해 자폐아들의 문제 행동을 줄이고 적절한 행동을 늘리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미국 플로리다,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자폐증 및 발달장애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법률이 제정되는 등 외국에서는 보편화된 치료법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10명 정도에 불과하고 치료법도 확산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응용행동분석에서는 어떤 식으로 자폐아를 치료하고 훈련할까? 자폐아는 손톱을 물어뜯고 머리를 손으로 치는 등 자해 행동을 많이 한다. 부모들이나 일반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정신적 이상 문제로 보거나 화가 나서 하는 행동으로 본다. 그러나 응용행동분석가들은 그런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같은 행동이라도 상황에 따라 동기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아이들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분석하고, 원인을 파악한 뒤 적절한 반응을 택한다. 대체적으로 아이들 행동의 동기는 △관심을 받기 위해서 △어떤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원하는 것에 접근하기 위해서 △단순히 그 행동이 즐거워 자기 자극을 위해서 △분노 표출을 위해서 등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쿵쿵 뛰고 책상에 머리를 찧는다고 하자. 이 행동이 만약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면, 아이가 그런 행동을 보일 때 부모가 ‘왜 그렇게 쿵쿵 뛰어? 왜 머리를 찧니?’라고 화를 내며 혼내면 문제 행동이 개선될까? 마운트조이 총괄책임자는 “부정적 관심도 관심이기 때문에 부모가 이렇게 반응을 보이면 아이의 문제 행동은 더 강화된다”고 말했다. 그런 행동을 무시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마운트조이 총괄책임자는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이는 더 심한 행동을 보이고, 최악의 상황까지 갔을 때 부모가 반응을 보여 결국 최악의 행동이 강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아이의 문제 행동에는 최소한의 관심만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실제 치료 사례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며, 부모나 치료사가 어떤 방식으로 반응을 하고 어떻게 강화물을 줘서 동기 부여를 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강화물이란 아이에 대한 보상을 말하는 것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나 음식 등 아이들마다 다를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의 문제 행동에만 골몰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문제 행동을 안 할 때 강화물을 주고, 문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동기 부여하는 것이죠. 많은 부모들은 그런 부분을 간과하고 항상 문제 행동에만 반응을 보입니다.”
마운트조이 총괄책임자가 지적한 내용은 많은 부모들이 실수하는 대목이다. 그는 자폐아라도 높은 기대치를 갖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서 적절한 행동과 보상을 해주면 문제 행동도 줄어들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좀더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 육아 사이트 ‘베이비트리’(babytree.hani.c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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