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을 앞뒤로 이갈이를 하기 전 젖니는 영구치의 자리를 잡아주며 발음, 씹는 습관, 턱뼈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류우종 기자 ryu@hani.co.kr
영구치 한 개가 나오면서
젖니 두 개 건드리는 경우
모두 빼면 자기자리 못 찾고
삐뚤빼뚤 덧니 될 가능성
칫솔질·치실로 젖니 관리하고
충치 있으면 곧장 치료해야
젖니 두 개 건드리는 경우
모두 빼면 자기자리 못 찾고
삐뚤빼뚤 덧니 될 가능성
칫솔질·치실로 젖니 관리하고
충치 있으면 곧장 치료해야
생후 여섯달 정도 되면 아이의 잇몸에서 하얀 젖니가 앙증맞게 올라온다. 아이의 젖니는 만 6~7살부터 흔들려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한다. 보통 앞니, 작은 어금니, 송곳니 차례로 진행되는데, 아래 앞니에서 시작해 위 앞니가 빠지고, 만 8~9살이 되면 전체 앞니가 영구치로 바뀐다. 이런 방식으로 만 10~12살이 되면 윗송곳니의 영구치가 나오면서 영구치열이 완성된다.
어떤 부모는 ‘젖니는 어차피 빠질 이’라고 생각해 젖니 관리를 소홀히 한다. 충치가 있어도 방치하고, 치과 검진에서 치과 의사가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 젖니를 굳이 신경치료까지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부모도 있다. 또 이를 가는 시기에 젖니가 흔들리면 무조건 이를 빼고 보는 부모들도 있다. 지오치과 경기 김포점 김주형 대표원장은 “평생 치아 건강의 밑바탕은 젖니 관리부터 시작된다. 부모들은 젖니가 충치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젖니가 빠지는 시기와 순서를 잘 알아두고 젖니를 함부로 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젖니가 왜 중요할까? 서울 선릉 뉴연세치과 류성용 원장은 “영구치는 젖니의 뿌리를 따라 올라온다. 젖니의 뿌리가 흡수되며 나오는 물질이 영구치가 잘 나올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젖니는 영구치가 나올 공간도 확보해준다”고 설명했다. 튼튼한 젖니가 공간을 잘 확보하고 있어야 나중에 영구치가 제대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너무 이른 나이에 젖니가 빠지면 영구치가 미처 올라오기도 전에 잇몸이 아물고 젖니를 뺀 자리에 뼈가 형성돼 영구치가 늦게 나올 수 있다. 또 젖니가 빠진 빈 공간으로 주변 치아들이 밀고들어오면서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부족해져 덧니가 생기거나 이가 비뚤어져 부정교합이 될 수 있다. 김주형 원장은 “영구치는 젖니보다 크다. 이를 갈면서 영구치가 젖니를 밀어내는데, 한꺼번에 두 개의 치아를 건드릴 수도 있다. 이때 이가 흔들린다고 한꺼번에 두 개의 치아를 빼버리면, 먼저 나온 영구치가 빈 공간으로 밀리고, 나중에 나온 치아와 겹쳐져 덧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젖니를 뽑기 전에는 전문가를 찾아 새 치아가 잇몸 안에 자리하고 있는지, 얼마나 올라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뽑는 것이 좋다.
이처럼 중요한 젖니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류 원장은 “아이들에게 전적으로 칫솔질을 맡기지 마라”고 말했다. 최근 무상보육이 실시되면서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일찍부터 칫솔질 교육을 받는다. 류 원장은 “아이 스스로 칫솔질을 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워 아이들에게 칫솔질을 맡기는 부모들이 있는데,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될 때까지는 부모가 치아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칫솔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치실 사용이라고 강조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자기 전 치실을 사용해 아이의 치아와 치아 사이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해준다면 훨씬 이 관리가 잘된다. 2008년 미국 뉴욕대의 연구 결과, 치실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안에는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수가 칫솔로만 이를 닦는 사람보다 현저하게 적었다고 한다.
젖니에 충치가 생기면 바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젖니는 영구치보다 광화(딱딱해지는 정도)가 덜 돼 충치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초기 충치는 충치를 제거하고 파인 홈을 레진으로 메꿔준다. 충치가 심해 신경치료를 했거나 치아를 많이 갈아냈다면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한다. 크라운은 신경치료 뒤 표면이 얇아져 부서지기 쉬운 치아를 보호하고 씹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보철을 씌워주는 것을 말한다. 보철을 씌우면 영구치가 잘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오히려 보철을 통해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확보해줘 나중에 영구치 나오는 데 도움이 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민경 지오치과 수원점 원장은 “적어도 3개월에 한번씩 치과 검진을 받고, 불소 도포와 실란트, 치실 사용 등 예방치료를 통해 양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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