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8천여t급 파나마 선적 화물선이 침몰했다. 이 사고로 선원 9명이 숨지고, 중국인 선장 석림빈(46) 등 2명은 실종됐다. 또 배에 실려 있던 벙커시유와 경유 등 기름 130여t 가운데 일부가 흘러나와 해경과 포항시가 긴급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포항 해양경찰서는 16일 “사고 선박과 인근 바다에서 중국인 선원 8명을 구조하고 9명의 주검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밤새 초속 20여m의 강풍이 불고 높이 6~8m의 파도가 치는 바람에 사고 선박에 접근하지 못하다가, 16일 날이 밝자 선박 돛대 부근에 피신해 있던 선원 7명과 인근 바다에 표류하던 선원 1명을 헬리콥터로 구조했다. 하지만 9명은 인근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선박에는 베트남인 1명, 중국인 18명 등 모두 19명이 타고 있었다.
중국인 선원 씨에하이핑(38)은 “갑판 밑에서 기계를 돌리고 있는데 선장의 급한 연락을 받고 갑판으로 올라가 보니 배가 가라앉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갑판 위로 올라온 선원들 가운데 미처 뱃머리 쪽으로 가지 못한 10여명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떨어졌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배에 실려 있던 기름 일부가 바다로 흘러나와 방제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해경은 “파도가 거칠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기름 탱크가 파손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흘러나온 기름은 해안가에서 흡착포 등으로 방제작업을 하고 있으며, 추가 누출은 없는 없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3시40분께 경북 포항시 영일만항 북방파제 북동쪽 900여m 해상에 정박중이던 화물선의 닻이 고정되지 않고 끌리면서 일어났다. 사고 선박은 파도에 밀려 방파제에 부딪히며 좌초해 수심 14m의 바다에 몸체 대부분이 잠겼다. 사고 직후 해경은 경비정, 항공기 등을 투입했으나 강풍이 불고 파도가 높아 구조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동해 전 해상에는 15일부터 풍랑경보가 발효돼 있다. 구
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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