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이나 게보린 같은 진통제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간 손상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어 하루 최대 복용량과 한 알당 함량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이부프로펜,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 등과 함께 두통이나 치통 등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많이 쓰이는 진통·해열제 성분이다. 타이레놀과 게보린, 펜잘이 대표적인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로, 부루펜과 애드빌 등은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는 간 손상의 위험성을,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는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분명이면서 동시에 상품명으로도 쓰이는 아스피린도 많은 양을 복용하면 위장 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보건의료분야 전문가 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최근 공고한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제제 허가사항 변경안’에 대해 “안전성을 담보하기에 미흡하다”며 한 알당 함량 최대 복용량 등을 낮추는 등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건약이 제시한 아세트아미노펜 안전성 강화 요구안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위제형당 함량을 325mg 이하로 낮출 것’과 ‘해당 제제 독상에 대한 임상 재평가 실시 및 1일 최대 복용량 하향 조절’, ‘해당 제제 포장에 간 손상에 대한 경고 삽입’ 등 세 가지다.
식약처는 지난 1일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함량 논란과 관련해, 하루 최대 복용량(4000mg) 등을 낮추는 대신 ‘일일 최대용량을 초과해 복용하면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의 주의사항만 표시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 10월 식약처 국정감사때 김미희 의원(통합진보당)은 “편의점용 타이레놀은 한 알당 500mg과 650mg짜리가 판매되는데 10알 포장단위여서 한 갑을 모두 복용하면 하루 복용량 기준인 4000mg을 초과하게 된다”고 지적하며, 1일 최대용량 기준을 3000mg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건약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가장 큰 부작용은 간 독성으로, 한국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부작용 보고와 중대한 유해사례가 늘고 있다”며 “여러 종류의 의약품을 함께 복용하는 사례가 잦은 한국의 의약품 복용 문화와 점점 늘어나는 부작용 보고 등을 고려해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제제의 안전 관리는 좀더 엄격해져야 한다”고 짚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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