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 연구, 차의대에서 재개
2009년 실패했다가 다시 시도
종교계·여성계 “생명파괴 등 우려”
2009년 실패했다가 다시 시도
종교계·여성계 “생명파괴 등 우려”
국내에서 한동안 중단됐던 체세포복제배아 연구가 7년 만에 재개된다. 체세포복제배아 연구는 핵을 제거한 난자에 다른 세포의 핵을 이식해 만든 ‘체세포복제배아’에서 몸의 여러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주를 만드는 연구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2004~2005년 체세포복제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잇따라 발표했지만 논문 내용은 조작된 것으로 판명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차의과학대학교에서 제출한 체세포복제배아 연구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내에서 체세포복제배아 연구가 재개되는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차의과학대학교는 지난 2009년에도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이동률 차의대 교수팀은 체세포복제배아에서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주를 만들어 눈의 신경 손상, 뇌졸중, 연골 형성 이상 같은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5년 동안 난자 600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복지부의 승인을 받았다. 복지부의 승인에 앞서 지난 5월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이 연구의 승인을 의결하면서 난자 획득이 합법적으로 이뤄지는지,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이 연구가 인간복제에 오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는지 등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마련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복지부는 배아 연구 등 이 분야의 전문가와 정부 위원 등 총 10명 안팎으로 ‘차의대 체세포복제배아연구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연구팀이 이 조건을 잘 지키는지 관리할 계획이다. 배아 난자 등에 대해 연구할 때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취 뒤 이를 바탕으로 복지부가 최종 승인을 한다. 종교계나 여성계에서는 난자 사용이 생명윤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이 연구의 승인에 반대하고 있다. 천주교 쪽은 지난 5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의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에서 “체세포복제배아 연구는 난자와 배아가 연구에 이용된다”며 “그 어떤 목적으로도 무고한 생명을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여성단체와 생명윤리학계에서도 난자를 채취하면서 여성의 건강과 인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줄곧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이동욱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희귀·난치병 치료 기술을 확보하려는 과학계의 노력이 이번 연구로 결실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체세포복제배아연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연구가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도록 지원하고 관리하겠다”고 말했다.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