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중 종합병원] 이목구비
저시력 환자가 잘 볼 수 있게 돕는 확대경 등 저시력 보조기구에 대해 안과 전문의도 잘 모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시력은 안경 등을 써서 시력을 교정해도 시력이 0.3 이상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 등을 말한다.
진기원·이가영 한림대의대 강남성심병원 안과학교실 교수팀은 안과 전문의 51명을 포함해 안과 전공이 아닌 다른 의사, 간호사, 저시력 환자, 일반인 등 304명을 대상으로 저시력 재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저시력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안과 전문의는 전체의 88%로 안과 전공이 아닌 다른 의사(41%), 간호사(42%), 의료기사(36%)보다 높았다. 또 저시력의 정의에 대한 안과 전문의의 정답률 역시 80%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저시력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보조기구에 해당하는 보기를 고르는 질문에 대해서는 8점 만점에 안과 전문의의 정답률이 3.78점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망원경, 선글라스, 의안 등은 저시력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보조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아니라고 답한 안과 전문의의 비율은 70%에 달했다.
연구팀은 안과 전문의의 오답률이 높게 나온 이유에 대해 저시력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있더라도 실제 저시력 재활을 위한 보조기구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저시력에 해당되면 신문이나 책 등을 볼 때 불편함을 느끼지만, 확대경이나 돋보기를 사용하면 훨씬 잘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았어도 이런 보조기구를 이용하면 된다는 간단한 사실을 몰라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며 “저시력 환자들은 시력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많아 우울증을 겪기도 하는데 적극적으로 보조기구를 사용하도록 권고해 이들의 삶의 질을 올리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안과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