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후에 주로 걸리는 부정맥의 문제는 자칫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박동하지 않고 매우 빠르게 또는 느리게 박동하면서 뇌나 심장 근육 등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수 있어 이런 합병증이 나타난다. 부정맥의 치료에는 대체로 약물 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부정맥 발생 현황과 평소 일상생활에서 부정맥을 예방 및 관리하는 요령을 알아본다.
■ 50대부터 급증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자료를 보면 부정맥 환자 3명 가운데 2명가량은 50대 이상이다. 선천적 이상 등으로 10대 이하에서도 환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환자 수는 크게 증가한다. 이는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등 다른 심장질환을 앓으면서 그 합병증으로 부정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50대부터 부정맥 외의 다른 심장질환이 급격히 늘어나며, 이 나이대의 주요 사망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30~40대에서도 인구 10만명당 88~101명이 생기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 성별로는 지난해 전체 환자 수인 6만6979명 가운데 여성 환자 수가 3만7731명으로 남성보다 20%가량 많다.
■ 소량의 음주도 피해야 부정맥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은 흡연, 음주 등이다. 이 가운데 술은 하루 1~2잔 정도는 혈액순환이나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부정맥의 예방에서는 이도 피하는 것이 좋다. 1~2잔이라도 지속적으로 마시면 심장 박동이 정상보다 빨라지는 부정맥의 한 종류인 심방세동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량의 음주라도 여러 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술은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 커피의 경우 부정맥을 악화시킨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평소 커피를 즐긴다면 하루 1~2잔은 허용되나, 체질에 따라 커피에 아주 민감한 사람은 커피를 마신 뒤 부정맥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담배는 부정맥은 물론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므로 금연은 필수다. 비만은 그 자체로 심장질환 발생의 위험인자가 되기 때문에, 식사량 조절을 통해서 비만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채소나 과일을 꼭 섭취하도록 하되, 지방이 많이 포함된 육식은 줄이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는 약초나 한약, 건강보조식품을 먹고 난 뒤 부정맥이 심해지거나 생겼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근력 운동도 권장돼 운동을 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져 부정맥에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규칙적인 운동은 부정맥 예방 및 심장 건강을 위해 필수다. 다만 너무 과격한 운동을 해 심장에 부담을 주면 곤란하다. 운동 종류는 유산소운동인 걷기나 산책을 비롯해 빨리 걷기나 달리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권장된다. 관절 건강이 좋지 않으면 수영을 하거나 물속에서 걷는 운동이 좋다.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은 과거에는 심장에 부담을 준다며 금기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등 심각한 심장질환이 아니라면 큰 상관이 없다. 비만을 해결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 등의 효과가 유산소운동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근육량이 남성에 견줘 적은 여성의 경우 근력운동을 꼭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일주일에 날을 잡아 한번에 하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매일 하되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이상, 1번에 30분 이상 해야 한다. 강도는 몸에 땀이 촉촉이 젖을 정도로 하면 된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야 오래 할 수 있는데, 특별한 운동이 없다면 평소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르게만 걸어도 운동의 효과는 누릴 수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 도움말: 남기병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오성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