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중 종합병원│이목구비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약 4명은 ‘최소 난청’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소 난청은 일반적인 난청 수준보다는 양호하지만 점차 난청이 심해져 인지기능 저하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최근 문일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2010~2012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12살 이상 국민 1만6630명에 대해 최소 난청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정상적인 고막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최소 난청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37.4%다. 최소 난청은 또 나이가 많을수록 많았고, 성별로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또 최소 난청 환자의 13%는 청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했고, 22.9%는 이명 증상을 동반하는 등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보다 삶의 질이 낮았다. 하지만 최소 난청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데다가 중등도 난청보다 증상이 약해 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난청이 있는 사람 100명 가운데 1명꼴도 되지 않는 0.47%만이 청력보조장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연구 결과를 보면 최소 난청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인지기능이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와 국립노화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고령 난청 환자는 정상보다 치매 발생 가능성이 최대 6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아 난청 환자의 37%는 학업성취도와 자존감 측면에서 일반 청력을 가진 아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문일준 교수는 “이어폰 등 개인 음향기기를 사용하는데다가 노인 인구 증가로 난청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최소 난청은 난청으로 진행될 수 있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플로스 원> 최근호에 실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