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폴리오) 백신이 전세계적으로 부족해 지난 6월 한 차례 연기됐던 4∼6살 소아마비백신 추가접종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됐다. 생후 2개월과 4개월에 맞아야 하는 소아마비 백신은 일정대로 접종을 받으면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국외에서 전량 수입하는 소아마비 백신 공급이 여전히 부족해 4∼6살에 받는 추가 접종을 내년 2월 이후로 늦춘다고 21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앞서 지난 6월에도 백신 접종시기를 10월로 연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생후 6개월에 하는 소아마비 3차 접종을 수두, 홍역과 동시 접종이 가능한 생후 12개월로 늦추도록 했다. 3차 접종은 최대 생후 18개월까지 연기할 수 있다. 아울러 생후 2개월에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처음할 때 현재 공급량이 충분한 5가 혼합백신(파상풍, 백일해, 디프테리아, 소아마비,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으로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소아마비 백신은 소수 제조사의 현지 공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소아마비 단독 백신을 다른 감염병 예방을 한꺼번에 예방하기 위한 혼합백신으로 전환하고 있어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등에서 소아마비가 유행하면서 백신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국내 수급이 어려워졌다.
국내에서는 1984년 이후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증받은 ‘소아마비 박멸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11월에 프랑스 제약사에서 1만5천번 맞을 분량, 12월에 네덜란드 제약사에서 63만번 맞을 분량이 수입되면 내년 1월 이후 국내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