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물린 뒤 6일 만에 패혈증으로 숨진 유명 한식당 대표 김아무개(53·여)씨의 사망에 대해 그를 진료했던 서울백병원이 병원내 감염으로 패혈증에 걸린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개에 물린 뒤 개 입 안에 있는 세균에 감염돼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근거 역시 명확하지 않아 앞으로도 논란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고인을 진료했던 서울백병원은 ‘한일관 대표 사망 관련 병원 입장’을 내어, 고인의 혈액에서 검출된 녹농균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종류가 아닌 일반 녹농균으로 병원 안에서 감염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고인은 개에 물린 날 응급실을 찾아 37분, 이틀 뒤 외과 외래 진료에서 27분을 머물러 총 1시간 4분만 머물렀기에 병원 안에서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개에 물린 날인 지난 9월 30일 응급실에는 37분 동안 머물며 상처소독, 항생제 주사, 파상풍 주사, 먹는 항생제 처방 등의 진료를 받았고, 이틀 뒤인 10월 2일 오전 외과를 다시 찾아 진료받았다. 이날 진료 때는 상처부위를 소독하고 항생제 연고를 처방받은 뒤 27분 만에 귀가했다. 병원 쪽은 “당시 의료진은 고인에게 열이 나거나 상처에 이상이 있을 때는 병원을 다시 찾을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쪽은 고인을 진료했던 의료진에 확인한 결과 진료 당시에는 고인의 건강 상태가 비교적 양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인은 나흘 뒤인 지난 6일 오전에 등이 아프고 숨이 차며, 객혈 증상이 있어 다시 응급실을 찾았고, 응급실에서는 혈액과 가래에 대한 세균 배양 검사를 시행했다. 이후 고인은 호흡곤란과 객혈이 심해졌고, 중환자실 집중치료에 들어갔으나 이날 오후 5시께 숨지고 말았다.
병원 쪽은 고인의 혈액과 객담에 대한 녹농균 배양 검사결과는 사망 뒤인 지난 11일에 나왔으며, 항생제 감수성 검사에서는 대부분의 항생제가 듣는 종류라는 입장이다. 병원 감염 녹농균의 경우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종류가 많은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병원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이보다는 개의 입에 있었던 녹농균이 개가 물 때 고인에게 이식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백병원의 입장에 대해 여전히 병원 감염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주장도 있다. 녹농균은 포유류 등의 피부, 흙이나 물에서도 번식하지만 병원에서도 흔히 발견되는데, 병원에서 발견되는 종류 가운데에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종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의 주인은 개 입 안에 있는 세균을 검사한 결과 녹농균이 검출되지는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고인의 경우 부검이 이뤄지지 않았고 사망 뒤 화장됐기 때문에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쉽지 않아 앞으로도 고인의 사망원인을 두고 논란이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