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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폐경 뒤 급증하는 고지혈증, 여성호르몬 ‘방패’ 사라진 탓

등록 2017-11-24 08:15수정 2017-11-24 09:44

김양중의 건강 이야기
고콜레스테롤혈증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은 상태를 고콜레스테롤혈증(고지혈증)이라 부른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해도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데, 점차 동맥 등 혈관이 좁아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관리가 필요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중년 또는 노년층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어리거나 젊은층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데, 이 질환은 유전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에 젊다고 방심하면 곤란하다.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고 평소 생활 속에서 이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환자 십중팔구는 40대 이상
비만이 주범이지만 유전도 있어
어리다고 방심하진 말아야

콜레스테롤 음식 삼가야지만
아예 끊으면 역효과
가능한 한 덜 먹는 것이 ‘정답’

속보, 수영 등 하루 30분 운동
체중 5~10%만 줄여도 개선

어릴 때 나타나는 고콜레스테롤혈증도 있어 우리 국민의 건강 상태를 조사하는 대표적인 자료인 국민건강영양조사(2016) 결과를 보면, 30살 이상 성인 5명 가운데 1명꼴로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진 비율이 10%에 조금 못 미친 것과 견줘보면, 최근 10년 사이 2배로 늘어난 결과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모두 36만2600여명에 이른다.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많은데, 지난해 여성 환자 수는 23만8500여명으로 남성(12만4천여명)의 약 2배였다.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최근 고령화 추세와 비만 인구의 증가 등으로 최근 5년 사이에 약 30%가 증가했다.

지난해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나이대별로 구분해 보면, 전체 환자 10명 가운데 9명가량이 40대 이상이다. 50대가 전체의 34%로 가장 많고, 이어 60대(30%), 70대 이상(16%), 40대(14%) 차례다. 나이가 들면 비만 등이 많아지면서 고콜레스테롤혈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탓이다. 하지만 10대 이하도 2300여명이 진료를 받았으며, 20대 환자도 약 4천명에 이른다.

20대 이하의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도 대부분은 비만 등이 원인이지만 드물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는 경우도 있다. 유전적으로 타고 태어나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으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치보다 5배 이상 올라갈 때도 있다. 이 때문에 10대에 이미 심장병이나 뇌졸중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인구 100만명에 1명 정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우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기존의 스타틴과 같은 약을 써도 수치가 조절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 나온 주사제 치료제가 필요할 수 있다. 이보다 유전적 경향이 덜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스타틴 등 기존의 약제와 함께 주사제 치료를 하기도 한다. 물론 일반적인 고콜레스테롤혈증처럼 식습관 개선, 금연, 고혈압 조절 등의 동맥경화 위험인자 조절도 꼭 필요하다.

콜레스테롤 든 음식은 아예 안 먹어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진단받으면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달걀노른자, 새우,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지방 부분은 섭취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또 버터, 야자유, 가금류의 껍질 부분도 피해야 할 음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아예 끊는 것도 고콜레스테롤혈증 관리에 이롭지만은 않다. 한기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우리 몸에 필요한 콜레스테롤의 20~25%는 먹어서, 75~80%는 간에서 다른 영양소들을 이용해 합성한다”며 “콜레스테롤 섭취가 너무 적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산을 더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장 등에서 흡수되는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식사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간에서 담즙산에 섞여 배설되는 콜레스테롤인데, 이는 평상시에도 95% 이상 재흡수돼 재활용되기 때문에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아예 없으면 소장에서의 콜레스테롤 재흡수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심심치 않게 소개되는 단백질 파우더의 경우, 근육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릴 수 있다. 김상현 서울시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단백질 파우더를 과다하게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증가한다”며 “하지만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이 증가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폐경 이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보면 고콜레스테롤 환자 수는 여성이 남성의 2배에 이른다. 하지만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의 고콜레스테롤혈증 비율은 남성에 견줘 약간 높을 뿐 거의 차이가 없다. 여성 환자 수가 많은 이유는 50대 이상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여성이 병원을 더 잘 찾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폐경 뒤 고콜레스테롤혈증에 걸리는 여성들이 많음에 유의해야 한다. 남주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여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50대 이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며 “원래 여성호르몬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예방 효과가 있는데 폐경 뒤에는 이 효과를 누릴 수 없는데다가, 여성의 수명이 길어 고령으로 갈수록 여성 환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일반적으로 40대 이후에 많아진다. 남성은 40살, 여성은 50살이 지나면 1~2년에 한번씩은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허리둘레가 남성은 35인치(88.9㎝), 여성은 30인치(76.2㎝) 이상이라면 나이와 관계없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몸무게의 5~10%는 줄여야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치료는 식사 조절, 운동,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을 기본으로 한다. 먼저 식사는 적정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에너지 섭취가 바람직하다. 비만의 경우 정상 수준으로 감량해야 하는데 불가하다면 현재 몸무게의 5~10%만 줄여도 수치 개선 효과가 있다. 육류의 지방, 가금류의 껍질 부위, 버터, 야자유 등의 섭취는 가능하면 줄이는 것이 좋다. 또 섭취하더라도 전체 섭취 열량의 7%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보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류,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 등을 챙겨 먹어야 한다. 운동은 꼭 필요하며, 30분 이상 지속 가능한 속보,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약물치료의 경우 스타틴이 1차 치료제이나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 관리의 중요한 목표는 뇌졸중, 심근경색 등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일으킬 수 있는 당뇨, 고혈압 등이 있다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한기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김상현 서울시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남주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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