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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시범사업 한달간 ‘존엄사’ 의향서 2천건…임종문화 전환점

등록 2017-11-28 12:01수정 2017-11-28 23:35

복지부, 연명의료 결정 시범사업 중간 결과 발표
말기 암 환자 등 7명 연명의료 받지 않거나 중단
사전에 연명의료 안 받겠다는 신청도 벌써 2천건 넘어
의료계 ““다양한 사례에 대한 세심한 대책 세워야”
복지부, 내년 2월 본사업 시행까지 제도 보완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연명의료 결정 시범사업 한달 동안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애초 받지 않은 말기 환자 7명이 합법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기 환자가 됐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한달 동안 2천건 넘게 작성된 것으로 집계돼, 앞으로 임종 문화가 바뀌는 중대 계기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은 내년 2월 본격 시행된다.

28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연명의료 결정 시범사업 중간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23일~11월24일 연명의료 중단 또는 거부 결정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는 모두 7건이 있었다. 이 가운데 연명의료계획서를 제출하고 연명의료를 중단한 사례는 2건이었으며, 계획서를 쓰지 않았지만 환자 가족 2명 이상의 진술에 따라 연명의료를 받지 않은 사례는 4건이었다. 또 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평소 연명의료에 대한 환자의 생각을 알 수 없지만 환자 가족 전원 합의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은 사례도 1건 있었다.

이 기간 말기 환자가 의사의 상담을 받은 뒤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경우는 11건이었다. 말기 암환자가 10명, 만성폐쇄성폐질환자가 1명이었다. 계획서는 말기 환자 및 가족이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 작성되지만, 아직 시범사업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계획서 작성이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계획서에 따라 연명의료가 중단되기보다는 환자 가족의 의사 반영이 더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달 동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모두 2197건이 작성돼 임종 계획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나이대별로는 70대가 가장 많고, 60대, 50대 순서였지만, 20~40대도 200건이 넘었다. 또 시범사업 첫주 200여건에서 지난주(20~24일)에는 680여건이 작성돼 매주 빠르게 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의향서 작성이 크게 늘 전망이다.

복지부는 내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시범사업 기간이나 그 이전부터 제기돼온 문제점을 개선할 방침이다. 우선 현재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등과 같은 연명의료의 대상이 되는 의학적 시술을 대통령령으로 추가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말기·임종기 환자뿐 아니라 수개월 안에 임종 과정에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도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 가능하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또 말기 환자 진단 뒤 호스피스전문기관에서 호스피스를 제공받고 있는 환자에 한해 담당의사 1인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추진된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계에서는 본격적인 법 시행이 되면 큰 혼란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시범사업 기간에는 시범의료기관에서 의향서나 계획서를 작성한 사례에 대해 중점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런 계획서 등이 없는 상태에서 응급실, 중환자실, 일반병실 등에 입원해 있는 환자가 모두 연명의료 결정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내년 2월부터 의료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구성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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