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결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운동이다. 건강한 몸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부터, 몸무게 감량이나 몸매 관리 등 여러 목적으로 헬스클럽에 등록하거나 수영, 달리기 등을 시도하는 이들도 많다. 최근에는 근육 열풍이 불면서 20~30대에서는 ‘식스팩’ 복근 만들기에 도전하거나, 팔다리 선을 보기 좋게 하려고 허벅지·팔 등의 특정 근육을 키우는 이들도 많다. 관련 전문의들은 최근 들어 성인의 규칙적인 신체활동 실천 비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운동이든 자신에게 맞는 종류를 골라 꾸준히 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다만 복근 등 특정 근력 키우기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채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중년 이상 여성은 근육량이 전체적으로 부족한 만큼, 근력 강화 운동이 꼭 필요하다.
■ 4~6주 만에 식스팩?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뼈와 근육이 튼튼해지고 우리 몸의 면역력이 높아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근육은 사용할수록 근육량이 늘어날뿐더러 더 강해지는데, 운동을 통해 근육이 늘면 같은 운동을 해도 사용하는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몸무게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참고로 근육 1㎏은 하루에 약 100㎉를 쓰기 때문에, 근육이 많아지면 그만큼 열량 소비도 늘어 비만 해결에 이로운 것이다. 또 근육을 움직이면 혈관 특히 정맥의 수축과 확장을 돕기 때문에 몸의 전체적인 혈액 순환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아울러 단단해진 근육은 몸 전체의 중심을 잡아줘 균형 감각 유지와 낙상 예방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몸의 중심은 복부와 허리, 엉덩이, 척추 주변에 있는 큰 근육으로, 척추와 골반에 직접 붙어 있기 때문에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고 중심을 잡는 축 구실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근육을 쓰는 운동이 권장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미디어에 나오는 각종 광고를 보면서 성급한 마음에 ‘식스팩’ 등 특정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하다 보면 자칫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복근 강화만 하더라도 평소 쓰지 않던 배 쪽의 근육을 사용하다 보면, 단기적으로는 배 부위가 땅기는 근육통을 겪을 뿐만 아니라 자칫 척추 등에도 무리를 줘 허리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복근 강화 운동 자세가 척추 주변 근육이나 척추의 배열 상태를 유지하는 인대에도 영향을 미쳐, 허리 통증 등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급작스러운 ‘알통’은 근육 손상?
근력 강화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다 보면 이른바 ‘알통’이 생긴다. 이는 근력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가 손상을 입은 뒤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을 통해 다시 회복되면서 생기는 것이다. 손상받은 근육이 회복되는 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근육 강화 운동은 보통 일주일에 이틀 이상, 한번 한 뒤에는 이틀 정도 간격을 두고 하는 것이 권장된다.
근육 강화 운동을 과하게 한 뒤 곧바로 울퉁불퉁한 알통이 생기면 이는 근육이 늘어났다기보다는 인대나 근육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팔 근육을 키우는 운동의 경우 근육 운동을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알통이 생겼다면 상완이두근의 인대 파열 때문일 수 있다. 이 근육은 어깨와 아래팔을 이어주는 근육으로, 끝부분이 짧고 긴 두 개의 갈래로 생겨 이런 이름이 붙었다. 팔을 어깨 위로 들거나 팔꿈치를 굽히고 손목을 돌리는 기능에 관여한다. 파열되면 끊어진 근육이 말려 알통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오게 되는데, 초기에는 말랑말랑한 알통과 함께 해당 부위에 약간의 통증이 나타나는 정도지만 점차 팔이나 어깨 주변에서도 통증이 나타나고 나중에는 힘을 줘도 팔을 들어올릴 수 없게 진행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관련 전문의들은 근육 운동을 하기 전에도 인대나 근육이 손상받지 않도록 충분하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 근육 운동은 중년 여성에게는 필수
우리 국민의 건강 습관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조사인 국민건강영양조사(2016년)를 보면 성인 여성의 경우 유산소 및 근력운동 실천율은 최근 3년 동안 10% 남짓이다. 즉 10명 가운데 1명가량만 이를 실천하고 있다는 뜻이다. 같은 비율이 남성의 경우 20%를 넘어, 여성의 운동 실천율이 남성의 절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폐경이 다가오는 중년 여성은 스트레스와 여가 부족에 따른 신체적 및 사회 심리적인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된다는 점이다. 중년 여성 10명 가운데 3~5명이 우울이나 수면장애, 안면홍조, 두통 등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또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몸무게가 늘고 지방이 몸속에 쌓이면서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비만 등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이들의 건강관리에 필수적으로 추천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일주일에 3번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신체적 건강은 물론 긴장감이나 불안, 우울, 피로 및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인지 능력을 늘릴 뿐만 아니라 심장 및 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줄여준다. 특히 근육 운동이 꼭 필요한데, 여성의 경우 근육량이 적다 보니 무릎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등 근력과 관련된 퇴행성 질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몸 전체 근육의 70%가 몰려 있는 하체 근육을 단련시키면 근육량을 늘리기 수월하고, 관절염 등과 같은 질환 예방에도 좋다.
■ 걷기 등 유산소 운동도 같이 해야
여성들이 주로 하는 근력 강화 운동에는 스쾃과 런지가 있는데, 엉덩이 근육을 포함해서 배와 다리의 근육 강화에 좋은 운동이다. 이 운동들은 엉덩이와 하체의 힘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가 잘못되면 무게 중심이 무릎으로 쏠려 무릎 관절에 부담을 높일 수 있다. 과거에 무릎을 다친 적이 있거나, 현재 관절 질환을 앓고 있다면 운동 전 관련 전문의나 운동처방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걷기나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높이는 데에도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유산소 운동으로 몸속 에너지를 어느 정도 쓰면 복부 등에 저장된 지방을 태워 에너지원으로 만드는데, 이때 근육도 함께 태우기 때문에 자칫 근육량이 줄 수 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같이 해야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남녀를 떠나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평소 근력 강화 운동을 생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무실에 앉아 있을 때에도 다리를 바닥에서 약간 들어주는 자세도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며, 출퇴근길에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이한별 바른세상병원 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 연세바른병원 조보영(신경외과 전문의)·강지호(정형외과 전문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