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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쓸곳 찾기가 힘들어요”

등록 2018-02-05 19:06수정 2018-02-05 21:17

등록기관 건보공단 등 49곳뿐
복지부 “상담사·예산 마련뒤 확대”
“5년 전 입원했을 때 다른 환자들이 무의미하게 인공호흡기를 달고 심폐소생술 받는 것을 봤어요. 이런 치료는 받고 싶지 않은데 다니던 병원이나 집 근처에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는 곳을 찾을 수가 없어요.”

광주광역시에 사는 70대 후반 이아무개씨는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5년 전 암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은 대학병원에 물어봐도 의향서 작성을 할 수가 없다고 하고, 가까운 건강보험공단 지사를 찾으라고 하는데 이마저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하 의향서)는 지난 4일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인공호흡기 장착이나 심폐소생술, 항암제 투여, 혈액투석 등 치료 효과 없이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의료행위를 받을지에 대해 미리 자신의 뜻을 밝혀놓는 문서다. 그러나 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등록기관은 보건소 14곳과 의료기관 24곳, 비영리법인이나 비영리단체 10곳,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전국 49개 기관에 불과하다. 평소 다니던 의료기관에서 상담을 받은 뒤 작성하면 접근성이 좋지만, 상당수 지역에서는 의향서를 등록하기 위해 집이나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찾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선 미리 작성해 둔 의향서가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한다”며 “이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상담사 인력을 교육하고 인건비 등 예산을 마련하는대로 등록기관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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