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계 질환이 의심돼 한 대학병원을 찾은 환자가 의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16년 건강염려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거의 4천명에 이르는데, 자신에게 있지 않은 질병이 있다고 믿는 환자는 여러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곤 한다. 사진은 건강염려증과는 관련 없음. <한겨레> 자료사진
국내에서 한해 약 4천명이 건강염려증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염려증은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해당 질환에 대한 증상을 앓고 있다고 믿고 환자처럼 행동하며, 병원에서 정상이라고 진단해도 이를 믿지 못하고 여러 병의원을 찾아 다니는 질환을 말한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를 보면, 2016년 한해 병·의원을 찾아 건강염려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총 3817명으로 나타났다. 나이대별로 환자를 구분해 보면 60대가 21%로 가장 많았고 50대 19%, 40대 18%, 70대 13.7% 등으로 40대 이상에서 많았다. 하지만 20대와 30대 환자도 각각 11%, 9%를 차지했으며, 10대와 80살 이상도 각각 3.6%, 4%로 집계됐다. 실제 여러 만성질환이 나타나는 40대 이상에서 생기기보다는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있으면 어느 나이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염려증이 있으면 예를 들어 기침, 가래, 미열 등 감기 증상인데도 이보다 훨씬 중한 질환인 폐렴을 의심하거나, 몸에 생긴 단순한 혹 같은 경우도 암으로 여기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있다고 믿고 병의원을 찾아 진찰과 검사를 받아 이상이 없거나 가벼운 질환으로 나와도, 의사를 신뢰하지 않고 큰 병원이나 다른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한두번 다른 의료기관을 찾는 경우는 흔해 건강염려증으로 진단하지 않지만, 자신의 병적 상태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건강염려증을 의심한다. 많은 경우 의사와의 상담 등을 통해 개선되지만, 드물지 않게 불안증 등을 해결하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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