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중의 건강이야기] 두통, 오해와 진실
5명중 1명꼴 긴장형 두통 시달려
피로·스트레스·핸드폰 과도사용 탓
규칙적 식사·수면·운동 등으로 호전
편두통 심하면 구역질·구토로 고통
우울증·불안장애 진단 3~5배 높아
진통제 복용보다 장기 치료 받아야
극심한 통증엔 뇌질환 전조 의심
50대 이후 ‘벼락두통’ 정밀검사 필요
방치하면 신체마비 등 후유증 심각
두통일지 기록땐 조기진단 큰 도움
5명중 1명꼴 긴장형 두통 시달려
피로·스트레스·핸드폰 과도사용 탓
규칙적 식사·수면·운동 등으로 호전
편두통 심하면 구역질·구토로 고통
우울증·불안장애 진단 3~5배 높아
진통제 복용보다 장기 치료 받아야
극심한 통증엔 뇌질환 전조 의심
50대 이후 ‘벼락두통’ 정밀검사 필요
방치하면 신체마비 등 후유증 심각
두통일지 기록땐 조기진단 큰 도움
두통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겪는 가장 흔한 증상 가운데 하나다. 거의 대부분 평생 동안 한번 이상 두통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말 그대로 머리에 나타나는 통증인 두통은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사라지기 때문에 참아 넘기거나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진통제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두통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어 두통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을뿐더러 의사의 진찰이나 치료를 적시에 꼭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두통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 두통이 생기는 이유는?
두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뇌 조직 자체는 통증에 반응하는 신경이 분포하지 않아 뇌 조직 자체의 문제로는 통증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머리 피부의 혈관과 근육, 뇌를 감싸는 막, 얼굴·목·코·입·귀의 신경이나 머리뼈 속의 혈관은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이 있어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이것이 두통으로 표현된다. 두통은 크게 뇌 등 신체 조직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나타나는 1차성 두통과 다른 질환으로 머리가 아픈 2차성 두통으로 나눈다. 먼저 1차성 두통은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이 대부분이다. 긴장형 두통은 누구나 한번은 겪는 가장 흔한 두통의 형태로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등으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교적 가벼운 두통이다.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팀이 우리나라 19~69살 26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명 가운데 1명꼴인 21.2%가 평소 긴장형 두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런 긴장형 두통의 경우 대부분 진통제를 먹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호전되므로 오랜 기간 약물을 먹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편두통은 머리의 통증과 함께 구역질 또는 구토가 생기며 종종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심한 통증이 수일 동안 지속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두통의 문제는 이를 앓는 상당수가 두통 때문에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평소 일상생활이나 여가활동, 사회활동 등에 지장을 줄 수 있어서 결국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중현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 환자에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함께 진단되는 경우가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일반 인구에 견줘 편두통 환자의 우울증은 3배 이상,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는 5배 이상 많다”며 “문제는 이 불안장애나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문제가 두통이 처음 발병하는 나이대인 10~20대에 시작돼 노년에 이를 때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습관적 진통제 복용이 오히려 해로울 수 있어
두통으로 의사를 찾는 사람은 두통 환자 100명 가운데 1명꼴로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비교적 쉽게 진통제를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기는 하지만, 두통은 근본적으로 치료가 되는 증상은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이를 방치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두통 증상이 있을 때 일시적으로 한두번 증상 조절을 위해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지만,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할 경우에는 약물 오남용에 빠지기 쉽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진통제에 의존하게 되면 평소보다 두통의 강도가 심해지고 빈도도 잦아지게 되는데 이를 ‘약물과용 두통’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경우 오히려 약물을 중단해야 두통이 호전되는데, 문제는 습관처럼 진통제를 들고 다니면서 먹어 왔던 사람이 스스로 약물을 끊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심지어 통원 치료를 하는 중에도 두통이 조절되지 않아서 결국 입원해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볍게 여겼던 두통이 약물과용 두통을 포함한 만성두통으로 변질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긴장형 두통은 신체적 피로, 스트레스, 목의 척추 이상, 컴퓨터나 핸드폰의 장시간 이용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증상의 발현 기간도 수시간에서 수주 사이로 다양하며, 발생 빈도도 수개월에 한번에서 매일 발생으로 다양하다. 주로 퇴근 무렵 오후 시간대에 자주 발생하며 주말 등 쉬는 시간에는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런 두통의 경우 진통제에 의존하기보다는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추천되는데, 구체적으로 스트레스 완화, 규칙적인 식사, 일정한 시간에 잠들기, 운동 등으로 근육과 정신을 이완시키는 것이 치료 및 예방의 지름길이다.
■ 특정한 원인이 있는 2차성 두통
2차 두통은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이 있어 나타나는 두통이다. 흔치는 않지만 뇌종양, 뇌출혈, 뇌압 상승, 뇌염, 뇌수막염 등 뇌 질환의 초기 증상으로 두통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질환의 경우 방치하면 치료가 된다 해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50대 이후 중년에서 처음 두통이 발생한 경우, 과거 두통과는 전혀 다른 갑자기 발생한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어린이·임산부·암환자와 같이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또 운동이나 성교 도중 갑자기 두통이 생기거나 누웠다가 일어날 때와 같이 몸의 자세 변화에 따라 두통이 생긴 경우, 고열·신체마비·경련·의식 소실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울러 시력장애·시야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 외상 뒤 두통이 발생한 경우에도 뇌 질환으로 인한 2차 두통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뇌혈관이 터진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 질환이 생긴 경우 두통이 극심하기 때문에 ‘벼락 두통’으로 따로 부르기도 한다. 벼락을 치듯이 순간적으로 심한 두통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실제 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10명 가운데 1명꼴로 뇌출혈이 있음을 발견했다는 보고도 있다.
■ 두통 증상 일지 작성이 진단에 도움돼
2차 두통의 원인 가운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것들로는 머리와 목의 외상 및 손상, 뇌 조직 또는 목 주변의 혈관질환, 머릿속 압력 상승, 뇌종양 등과 같은 질환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연탄가스 등 일산화탄소 중독, 뇌수막염 등의 감염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질환의 경우 빨리 진단해 원인을 해결해 주지 않으면 신체마비 등 되돌릴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평소 두통을 겪는 사람이 스스로 두통 일지를 기록하는 것도 심각한 뇌질환의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두통이 생길 때 머리 뒤통수, 이마, 머리 전체 등 어느 부위가 아픈지 기록하고 어떤 상황에서 아픈지도 적어두면 좋다. 아울러 머리가 깨지듯이 아프다거나 멍한 통증이 생기는 등 두통의 양상이나, 두통이 한번 생기면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기록해야 한다. 또 갑작스러운 구토나 콧물 등과 같이 함께 나타나는 증상도 기록해 두고 의사와 상담할 때 이야기하면 두통의 원인 파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박중현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과 교수, 고성범·오경미 고려대 구로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교수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박중현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과 교수, 고성범·오경미 고려대 구로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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